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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로 자금조달 비용 준 카드사…중금리 대출 확대할 듯

"당장 카드론 금리 인하는 어려워"…대출금리 조정보다 중금리 상품 취급 늘릴 가능성
이충우 기자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카드사는 그나마 금리 인하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는 기준금리 인하 후 회사채 발행 금리 하락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한다. 그 감소분이 경기 침체로 부실 대출이 늘어나는 데 대비해 쌓아야 하는 충당금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가 영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카드채 'AA'등급 만기 5년짜리 금리는 1분기 평균 1.85%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대비 0.14%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이른바 '빅 컷'을 단행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경우 총차입금리가 2019년 2.42%에서 2020년 2.3%까지 내려가 조발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엔 신규 조달금리가 1.62%까지 내려가고 총차입금리는 2.37%까지 내려갈 것"이라며 "신규 조달금리가 총차입금리를 계속 밑돌고 있어 총차입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처럼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카드사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조달구조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기준금리 하락 전부터 조달금리가 내려간터라 카드사들의 1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대출부실이 더 늘어날 것에 대비해 쌓아야하는 대손충당금 부담을 늘어날 수 있지만, 그보다 조달비용 부담 완화에 따른 이점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실물경제 위축 현상을 감안하면 궁극적으로 대손비용률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달비용 감소효과가 대손비용 증가분을 전부 상쇄하기는 어렵겠지만 손익감소 영향을 어느정도 완화할 것으로 보여 이익 훼손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직격탄을 맞는 보험사 등 다른 금융권보다 사정이 낫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안그래도 실적이 좋지 않은데 자산운용수익률 악화 부담까지 더해졌다고 우려하고 있고 은행업권도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축소로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권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상품이 있는 은행과 달리 곧바로 카드론 등 대출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대출이자 수익성 관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카드사는 3개월 주기로 대출금리를 산정하는데 은행보다 저신용차주가 많은 특성상 조달원가 외에도 연체율 등 금리 산정시 따져야할 요소가 많다는 것이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오르면 신용원가도 올라간다"며 "조달원가를 산정할 때도 과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조달해 놓은 채권을 포함한 총차입금리에 신규 조달금리 하락분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19에 따른 타격을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소상공인 등에 대한 저리 자금 지원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카드사도 정책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중금리 대출상품 취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금리 대출은 금융당국이 대출취급시 카드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한 정책성 금융상품이다. 개별 중금리 대출상품의 평균금리 11%를 충족하면 인센티브 혜택을 준다. 대출자산은 카드사의 수수료 등 본업 자산의 30%로 유지해야하는데 중금리 대출은 100%가 아닌 80%만 반영한다.


이같은 혜택에도 대출이자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카드사들은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공개된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카드사들의 중금리 대출 잔액은 4,7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8%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사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를 산정할 때 중금리 대출은 총자산에서 제외해주겠다며 취급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는 여전법 규정에 따라 레버리지 비율을 6배 이내로 관리해야하는데, 일부 카드사는 비율이 규제치 턱 밑까지 차올라 영업자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의 지속적인 중금리 대출 주문에 하나카드는 올들어서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모든 카드사들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운영하게 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비율에서 중금리대출을 제외해주는 것이 아직 적용된 것은 아니다"며 "카드 소득공제율 상향 등 소비 진작책이 효과를 내려면 카드사들이 취급고를 늘리는데 걸림돌이 되는 레버리지 규제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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