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8개 은행장 "채권시장안정펀드 10조원 조성 후 추이보며 증액"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은행권 간담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행권이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조성하고 자금소진 추이를 보며 추가 증액에 나서기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0일 오전 은행연합회장과 8개 주요 은행장이 참여한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중심이 되어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 조성에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2008년 12월 금융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채권시장 안정펀드가 차질 없이 재가동될 수 있도록 은행의 책임있는 역할이 중요하다"며 "자금소진 추이를 봐가며 펀드규모 확대가 필요한 경우에는 증액에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전날 열린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금융기관에 돈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출자해 우량 금융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스프레드를 해소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시행됐다. 당시 국내 은행과 38개 보험사, 36개 증권사 등 91곳 금융사가 참여해 1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투자 집행시 자금을 납입하는 캐피탈콜 방식으로 5조원이 투입됐다.

은 위원장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관련해 "2008년보다 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에 10조원은 기본적으로 하고 비례적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금융당국은 증권시장 안정펀드 조성에도 은행권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은 위원장은 "은행은 우리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주식시장 안정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마련된 50조원 이상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차질없는 이행도 당부했다.

우선 민·관 역할분담을 통해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에게 효율적으로 공급되도록 노력해달라고 했다.

당국은 다음달 중 시중은행과 협의해 재정이 이차보전해주는 방식으로 1.5% 저금리의 대출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무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업무위탁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4월부터 전 금융권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이 유동성을 지원할 때 여신 회수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금융사들이 해당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면책을 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자본건전성, 경영평가, 담당직원의 내부성과평가 등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면책조치와 병행해 은행의 자본건전성 제고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