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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중인 유가…건설업계 해외건설 확대전략 '적신호'

국내 건설사 수주 텃밭 중동국가 재정 악화시 프로젝트 지연 가능성↑
업계, 중동 투자 중단으로 해외수주 급감했던 2016년 재현 우려
증권가 "발주 감소와 마진 축소 리스크 동시…상반기 매출 증가 어려울 것"
박수연 기자


국제 유가가 급락세를 거듭하며 국내 건설업 지표도 줄줄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국가들의 재정이 악화될 경우 예정됐던 프로젝트들이 지연되거나 수주 마진이 줄어들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0.6%(2.69달러) 폭락한 22.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8일에는 20.37달러를 기록하며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연초 64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유가 급락은 글로벌로 확산되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는 것과 맞물려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추가 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비례하는 건설업 주가도 낙폭 과대 구간으로 진입한 상황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업종은 전일대비 7.95% 내린 52.22를 기록했다. 이번달 들어 38.2% 급락한 수치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사우디 재정유가 사이의 스프레드가 해외수주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발주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건설주 중심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부문에서도 투심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건설업계는 최근 상황이 2016년을 재현할까 우려하고 있다. 과거 유가가 급락했던 2015년 당시 사우디는 예정된 모든 투자계획을 전면 중단한바 있다. 카타르는 기존 발주가 진행되고 있는 대형 화학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이듬해인 2016년 중동 발주 규모는 2015년 대비 48% 급감했고, 같은기간 국내 해외수주 금액 역시 40% 가량 급락했다.

올해 건설사들의 수주 환경 역시 녹록치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수주액이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월 건설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달보다 3.2포인트 떨어진 68.9를 기록했다. 2월 지표로는 7년 만에 최저치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유가 하락이 수주에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위기와 기회가 존재하는 만큼 현지 기반의 수주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실적 부진에 대외변수가 악재로 겹쳐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는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주 감소와 마진 축소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노동집약적 산업인 건설의 매출이 결국 원가 투입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상반기 매출 증가가 나타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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