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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채권안정펀드 '약발' 언제쯤…"금융위기땐 6개월 후 안정"

금융위, '10+10조원' 채안펀드 조성계획 발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시장 안정까지 6개월 소요
"심리적 안전판 구축됐다는 점에서 의미"
허윤영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를 마련했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안정판을 구축하고 유동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자금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채안펀드가 전례 없는 규모로 조성된 이유는 기업어음(CP) 매입까지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CP 등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되면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회사채 시장은 매수세가 더 위축돼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금융위원회가 24일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초부터 10조원을 가동하고 여기에 10조원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번에 마련된 채안펀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조성했던 규모의 2배에 이른다. 투자대상은 회사채와 우량기업 CP, 금융채 등으로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매입을 시작한다. 금융위는 가능한 최대 규모의 지원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를 약 3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31조원 중 신용등급 'AAA'급 초우량 기업 회사채는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날 발표한 회사채 시장 지원 방안(채안펀드 포함 총 30조 8,000억원)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발표된 방안으로)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소화하고도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남은 여력은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데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채안펀드 규모 20조원은 최근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있는 CP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부족한 규모라는 분석이 많다. CP시장은 잔액 기준 245조원, 월간 만기도래 물량이 120조원에 이르는 매우 큰 시장이다.

다만 CP시장의 대부분은 현재 증권사 등 신용등급 A1 이상인 금융사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A2+ 등급 이하 일반기업의 CP 만기도래 물량은 올 상반기 17조원 안팎이다. A3+ 이하는 5조 6,000억원 가량이다. 이번 채안펀드 규모 정도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CP를 매입,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CP 시장에서 금융사를 제외한 신용등급 A2 이하 기업을 지원하기엔 도움이 될 수 있는 규모”라며 “이번 방안은 단기자금시장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완화시켜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기업의 줄도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판으로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채안펀드 집행 시점과 추가 출자 규모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채안펀드 조성 이후 시장 안정화까지 약 6개월 걸렸다. 채안펀드 조성 발표 직 후 5.2%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듬해 6월 3.8%로 하락하며 안정을 찾았다. 같은 기간 회사채 AA- 신용스프레드(국고채 3년물과 금리 차이)는 337bp에서 116bp로 축소됐다. 만기가 같은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인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됐다는 건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됐다는 걸 뜻한다.

반대로 요즘처럼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지면 회사채 금리가 더 많이 뛰면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다. 그만큼 기업이 돈을 빌리기 힘들어진다는 의미다.

일단 국고채 금리의 하향 안정화 여부가 중요하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확산세와 외국인 자금 동향을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여기에 채안펀드가 적시에 투입돼 단기자금시장이 안정되면 신용스프레드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표된 채안펀드보다 미국 연준이 회사채 직접 매입까지 발표할 정도로 적극적인 대응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더 긍정적”이라며 “당장 내일부터 국고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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