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뉴스후] 신용경색 조기 진화 가능할까…발화점 정조준한 금융대책

이충우 기자

thumbnailstart


[앵커멘트]
정부가 어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역대급 금융지원안을 발표하면서 그 중 기업 자금조달에 숨통을 터주기 위해 20조원 규모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기업들이 단기로 조달하는 채권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아직 시장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것인지, 시장 전망과 분석을 이충우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일단 시장 상황을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정부가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서 눈에 띄는 점부터 짚고 가보죠.

기자1) 정부가 지난 19일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민생ㆍ금융 안정을 위해 50조원 자금을 투입한다고 했는데 어제 2차 회의를 열고 100조원으로 확대했죠.

역대급 지원카드를 꺼낼 정도로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을 인식하고 있고, 극심한 시장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과감한 자금집행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정상적이고 경쟁력있는 기업조차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는 금융시장 불안을 조기진화하겠다는 것인데요.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로 언급까지 한 채권안정펀드 규모에 대해 특히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정책 효과가 빛을 보기 위해서는 펀드 규모를 10조원 이상으로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채권전문가들이 강조했는데 어제 20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확정했습니다.

이 규모는 4월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의 절반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당장 빌린 돈을 스스로 갚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기업들을 중심으로 우선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2) 지원 규모를 2배나 늘릴만큼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신용경색이 심각하다는 것인데 어느 정도 입니까?

신용경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신용 스프레드는 2012년 2월 이후 8년 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신용스프레드는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 차이입니다.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건 시장이 기업의 신용위험을 높게 본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회사채가 시장에서 외면받아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다시 말해 기업 안정성이나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회사채 수요가 줄고, 매물까지 늘게되면 투자자에게 이자를 더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회사채 금리가 더 오르고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와 격차가 벌어지는 겁니다.

정부 정책 발표 이후에도 어제 신용스프레드는 전일 대비 더 확대됐습니다.

3년 만기 AA- 회사채 금리는 2.006%로 국고채 3년물과 금리차가 0.879%포인트를 기록했는데요. 0.8%포인트 격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신용스프레드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말이나 연초까지는 0.5%포인트 수준이었습니다.

앵커3) 어제 코스피와 코스닥은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8%나 급등하며 장을 마쳤는데 시장 지표상으로는 대비됩니다.

기자3)증시와 다르게 시차를 두고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최근 스프레드 지표가 금융시장 경색을 과소 반영하고 있는 상황과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엔 시장 거래 자체가 워낙 위축되다보니 채권을 팔 때 높은 금리에 불러도 실제 거래가 체결되지 않지 않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높게 부른 호가가 거래미체결로 가격, 그리고 지표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눈으로 보이는 지표보다 실제 시장은 더욱 빠르게 경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데 시장 경색의 근본 원인은 기업의 펀더멘털, 기초체력 약화인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SK증권 크레딧 시장 분석보고서를 인용하면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과잉공급에 따른 일시적인 소화불량에 대한 소화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문제는 시장 소화불량이 아닌 기업의 체력 저하로 크레딧 스프레드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아직 부정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4) 시장 지표를 살펴보면 또 단기 자금조달 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고요. 회사채 금리는 소폭 내려갔지만 기업어음 금리는 올랐습니다.


기자4) 정부 정책 발표에도 단기물 금리를 파악할 수 있는 기업어음 A1등급 91일물은 금리가 연 1.65%로 0.1%포인트 올랐습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인하한 뒤 다음날 17일 1.36%로 내려간 것과 비교하면 0.29%포인트나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업어음 같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 환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분기말마다 환매가 돌아오는데 단기채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 스프레드 등 시장 지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기물 시장 경색이 중장기 자금조달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발화점부터 잡아야 한다, 소방수가 불난 집 입구부터 불을 꺼야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런 점에서 지난 2008년 채권안정펀드 조성 당시와 달리 이번 채안펀드에선 기업어음도 매입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옵니다.

채권안정 펀드를 통해 4월부터 회사채를 매입하기로 했는데, 기업어음의 경우 신용등급이 우량한 CP와 전단채를 우선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전례없는 100조 지원이라는 숫자는 이미 나왔고 속도가 관건으로 보이는데, 시의적절한 조치로 보다 빠르게 시장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