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현장+] 누가 '공룡 GA' 만들었나…"규제 '제로'가 원흉"

금융당국 사각지대서 방치, 불공정행위 야기
건실한 GA "법인으로 인정해 법 제정해 달라"
유지승 기자


#1. "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 측에 우리 상품 더 팔아달라고 골프치자고 하고 시상금도 더 주겠다고 한건데 겉으론 갑질이라고 하는거죠. 잘못이라고 하면 둘 다 잘못이에요. 그러니까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거에요."

#2. "보험사가 힘들어진 건 사실이죠. 사업비가 GA에 추가로 나가니까요. 금감원이 일부 GA에 징계 주고 압박하는 걸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애당초 GA가 이렇게 커질 때까지 뒷짐지고 관련 법조차 만들지 않은 금융당국 책임이 큽니다."

#3. "법인격 GA만 4,000개가 넘어요. 그걸 몇 명 안되는 금감원 직원이 다 검사를 한다고요?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GA 감독을 보험협회 측에도 위임하기도 했는데 잘 될리가 있나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GA 설립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처벌 조항이 전무한게 아니라 아예 없어요."

보험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GA 시장을 놓고 여러 시선에서 허심탄회하게 한 말이다. '보험사 잘못이다. GA 잘못이다' 이처럼 업계가 서로 다투게 된 배경에는 GA 관련 법이 전무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이런 환경 속에 보험사와 GA는 공생관계면서도 적대관계이다. 서로 불합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점점 더 많은 시상금을 주고 받는 행위를 멈출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룡된 GA', 'GA 제도 사각지대'란 오명은 요즘에 나온 게 아니다. 10년 전부터 기사를 통해 보도되고 관련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당시 잇단 문제 제기에 따라 금융당국은 GA가 불완전판매를 했을 경우 일정 부분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 등을 검토했다. 이밖에 GA의 기본 체계를 잡기 위한 관련 법안도 입법예고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결국 금융당국의 방치 속에 GA는 제도권 밖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불공정행위를 일삼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금융당국이 최근에서야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온 GA의 수수료 관련 제도를 손보기 시작했고 내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상품 판매시 보험사 본사 소속 설계사에 비해 과도하게 높게 지급됐던 수수료(월 보험료의 최대 1700%)를 1200%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만 챙기고 보험을 해지하는 '먹튀'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보험업계는 환영 의사를 보이면서도 보험사 설계사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수료율이라며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한다. 더욱이 이처럼 단편적 제도보다 근본적으로 GA에서 불완전판매 등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묻는 제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힘세진 GA로 인한 출혈 경쟁에 지친 보험사는 이제 직접 자회사를 꾸려 GA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착륙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체 영업력을 키우겠다는 목적이다. 너도나도 GA를 만들며 시장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GA는 금융당국에 "GA 관련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법인형 GA만 4,477개로 무수히 많다. 일부는 보험사 못지않게 체계를 갖췄음에도 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데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

대형 GA는 공통적으로 "부실하게 운영하는 GA와 구분해 달라"고 토로했다. 이어 "커진 덩치에 맞게 우리도 내부통제 기능과 설계사 교육을 강화해 왔다"며 "건실하게 규모를 키운 GA는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해 하나의 법인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덩치에 맞지 않게 현행 법상 '대리점'으로 분류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법 체계가 만들어지지 않은 탓에 '책임'을 지고 싶어도 책임을 질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들 GA는 "자본금 규모도 튼실하게 갖추고 있고, 법인으로 정식 인정해주면 책임질 준비가 돼 있다"며 금융당국에 법 제정을 촉구했다.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