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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CP 차환 매입 시동…자금조달 시장 온기

산은, 업체당 40% 내 인수…회사채 2000만원·CP 1000만원 한도
김이슬 기자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만기 물량이 쏟아지며 '4월 위기설'이 불거졌던 자금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단기자금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차환 매입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고, 정부 지원 기대감에 닫혀있던 회사채 시장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위기의 배경은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이 6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고, CP·전단채 만기 물량이 51조원에 달하는데 정작 시장이 경색된 탓에 우량 기업마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은 단기자금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회사채와 CP 차환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 긴급처방에 나섰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회사채와 CP 차환 수요조사를 통해 일부 만기가 돌아온 CP 매입을 추진했다. 1일부터는 3조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CP 발행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됐다. 산은이 회사채 1조9,000억원과 CP 1조5,000억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업은행이 CP 5000억원 물량을 소화한다.

회사채 매입 대상은 A등급 이상이거나 코로나19 피해로 등급이 하락한 곳 중 투자적격 등급(BBB-) 이상이고, CP 매입 대상은 A1 등급 이상이거나 코로나19 여파로 A2로 등급이 하락한 곳이다.

산은은 이날부터 증권사 등과 회사채 인수단을 꾸려 업체당 40% 이내에서 인수하고, 업체당 한도를 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예를 들어 차환액이 100억원이면 산은은 40억원을 매입, 나머지는 인수단 안에서 배분한다. 만기는 3년 이내로 잡았다. CP의 경우 업체당 1,000만원 한도로 만기는 3개월 이내로 제한했다. 산은과 기은에서 중복 지원은 불가능하다.

산은 관계자는 "회사채는 만기일이 남아있는 상태라 아직 매입한 곳이 없고, 만기도래한 CP 차환 물량은 차례로 거의 대부분 소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산은이 신보와 공동 설립하는 CP 매입 기구는 이번주 중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보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보증 한도 등 운영 기준을 확정했다. 당국 방침에 따라 신보의 CP 보증 지원은 최대 1조원으로 정해졌다. 업체당 보증한도는 최대 1,000억원으로 등급별로 차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기업은 1,000억원, 중견기업은 700억원을 최대 한도로 잡았다. 기업 규모에 따라 금액 조정 여지도 남아있다.

대기업까지 지원하는 코로나19 대응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이날부터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최저 편입등급은 BB-다. 신보에 따르면 문의는 쇄도하지만 아직 신청기업은 미미한 수준이다.

신보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 감사보고서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들이 많아 회사채 유효등급을 갖지 못했다"며 "결산을 마치기까지 통상 2주가 걸리고, 신청부터 수령까지 45일이 걸리기 때문에 5월말 까지 자금을 수령하려면 이달 14일까지 신청을 마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총 20조원 규모로 마련된 채권시장안정펀드도 2일부터 본격 가동할 채비를 마쳤다. 당국은 이날까지 출자 금융회사별로 10조 규모의 자금납입을 마치고, 추가 10조원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AA- 이상의 회사채와 A1 이상의 우량 CP를 매입하게 된다.

다만 신용도가 낮은 BBB등급 이하의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시장 안정 목적에서 나온 지원으로 상위 등급 스프레드를 막아주는 역할이고, 금융기관이 공동 출연한 돈이다보니 그 이하의 어려운 기업은 사실상 구조조정 대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매입대상과 규모, 방식은 시장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정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러다보니 불안감도 상존해 있다. 이날 A1등급 CP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2%포인트 오른 2.21%로 지난 2015년 3월 이후 5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편 정부의 지원 사격에 지난 17일 포스파워 수요예측을 마지막으로 20여일간 조용했던 회사채 시장은 되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롯데푸드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푸드의 수요 결과가 자금조달 시장 상황 개선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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