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4개월 만에 또 극단적 선택…경마 구조 어떻길래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조교사 극단적 선택 추정
-마사회 "조교사·마방 심사 과정 투명성 높일 것"
유찬 기자

부산경남 경마공원 경주 장면(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제공=한국마사회

관계자들이 잇달아 목숨을 끊는 등 한국마사회에 비극적인 사건이 지속되고 있다. 경마 시행과 관련해 사실상 전권을 쥔 마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마사회의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조교사 A씨가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말 같은 경마장 소속 기수 고 문중원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개월여 만에 또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산경남공원에서는 지난 2005년 개장 이래 지금까지 조교사 1명과 기수 4명, 마필 관리사 3명 등 총 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마사회의 비극은 복잡한 경마 시행 구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경마 관련자들의 고용 등 계약 관계는 독립적이지만 경마를 실제로 시행하는 데 있어 마사회가 권한을 갖는 만큼 폐단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법에 따르면 마사회는 말 소유주인 마주와 기수, 경주마를 관리하는 조교사 등과 서로 독립적 계약을 맺는다. 지난 1993년 시작한 경마 선진화 제도가 도입되며 마사회가 기수와 조교사를 직접 고용하던 데서 각각 독립적인 시행체로 분리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마사회는 여전히 기수와 조교사의 면허 허가권을 갖고 있다. 조교사가 말을 관리할 때 사용하는 훈련장인 '마방'의 대부권 역시 마사회에 있다. 경마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마사회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잇따른 기수와 마필 관리사, 조교사의 죽음에 마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고 문중원 기수가 남긴 유서에는 "마방 빨리 받을려면 (마사회의) 높으신 양반들과 밥도 좀 먹고 하란다", "조금 못뛰면 레이팅을 낮춰서 하위군으로 떨어트린다고 작전 지시부터 아예 대충타라 한다" 등 마사회의 비위 의혹을 제기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번 조교사 A씨의 극단적인 선택은 경마 구조 자체보다는 경찰의 문중원 기수 사건 관련 수사과정에서 느꼈을 억울함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A씨는 문중원 기수보다 면허 취득은 늦었지만, 지난 2018년 마방 배정을 문씨보다 먼저 받은 인물 가운데 하나다. 경찰은 A씨를 최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를 벌여왔다.

A씨의 유족 관계자는 "사전 공지도 없이 참고인 조사를 받는 도중에 갑자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A씨가 힘들어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마사회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인 개업 조교사 선발기준 개선 계획을 내놓으며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20%인 마사(마방)대부심사위원회 외부위원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인다. 외부위원을 전체 7명 중 2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위원장도 외부위원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또 정량평가 가운데 경주마 수탁능력의 배점을 70점에서 40점으로 낮추고 대신 근속기간과 면허취득 경과기간 등 경력 부분 비중을 강화했다. 이는 고 문중권 기수가 유서를 통해 지적한 조교사 면허를 먼저 취득하고도 장기간 마방을 배정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