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폭행 갑질 이명희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닌 신세” 눈물
최승진 기자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시스 |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한 법정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7일 상습특수상해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 씨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어머니다.
이 전 이사장은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위험한 물건을 던지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습 폭행하고 피해자는 생계 때문에 아무런 대응을 못 하는 등 전형적인 갑을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했고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별도의 사건에서 형이 확정된 사정 등을 감안해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이 전 이사장은 직접 최후변론을 통해 선처를 호소했다. 남편 조 회장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기 시작했고 재판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훌쩍였다.
이 씨는 “내일은 남편인 조 회장이 사망한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어 “이 사건 조사 시작부터 저는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니고 조 회장이 돌아가시고 나서부터는 잠을 못 자고 걱정에 빨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나쁜 생각까지 했다”면서 “저의 이러한 처지를 가엽게 여겨 달라”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은 또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대한항공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씨는 “지난 일요일에 영종도에 가 봤는데 대한항공 비행기의 92%가 모여 있어 거대한 호수처럼 보였다. 저희 아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애 남은 기간 반성하면서 좋은 일 하고 살겠다”고 밝혔다.
최승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