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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현대차의 '파격' 중국 전략 '신안리더(心安礼得)'...10년전 미국 신화 재현하나

2009년 미국 슈퍼볼에서 안심보상 캠페인 성공적, 시장 점유율 2배로
4년 동안 내리막 걷는 중국 판매, 재기 기회 노린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기자soonwoo@mtn.co.kr2020/04/08 15:55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든 사람들이 우울 했던 2009년 미국. 미국 최고의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에서 현대차가 제작한 한편의 광고가 상영 됐습니다.

“당신은 새 차를 살 때, 계약서에 서명을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를 파는 회사의 서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할부든 리스든 현대차를 타십시오. 만약 당장 내년에 수익이 없어진다면 그냥 반환만 하시면 됩니다. 너무 좋은 소리로 들린다고요? 저희가 서명해 드리겠습니다.”

슈퍼볼에서 방영된 '현대 어슈어런스' 광고

매주 실업자가 수십만 명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직을 하면 자동차를 되사주겠다는 현대차의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많은 미국인들을 위로해줬습니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자동차 한 대 팔기도 힘든 경기 침체 국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직을 하고, 얼마나 많은 차가 중고차로 되돌아올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현대차는 1억 명이 지켜보는 슈퍼볼 광고판에 과감하게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실직의 공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최악의 위기에 이뤄진 과감한 결단은 새로운 판도 변화의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현대차 소나타 판매는 85% 급증하며 미국 빅3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를 추격했습니다. 1986년 엑셀로 미국에 진출한 이후 줄곧 2%를 맴돌았던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9년 4.2%로 두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2020년 중국, 현대차는 다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베이징현대가 시행중인 안심보상 캠페인

현대차는 신안리더(心安礼得), ‘마음의 평온과 다양한 혜택을 드립니다’라는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이 할부로 구입을 한 후 할부 기간 내에 실직을 하거나 전염병으로 소득이 없어져 할부금 납입이 어려워지면 6개월 간 할부금을 대신 내주거나 동일 금액의 위로금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캠페인 입니다.

한때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로 중국인들의 마음이 냉랭해지면서 3%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사드 국면이 해소된 이후에도 매년 판매가 반토막이 나며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거기에 코로나19로 중국 공장과 딜러망이 폐쇄되면서 지난 2월에는 판매가 82%나 급감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봉쇄는 현대차 판매에 타격을 줬고 중국 사람들에게도 치명적인 상처를 줬습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과감하게 추진됐던 안심 판매 보상 프로그램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할퀸 2020년 다시 가동 됐습니다.

경기가 어려울 때 미국인들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어준 안심보상 판매가 이번에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요?

당시 미국에서 ‘현대 어슈어런스’이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게 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합니다. 하지만 실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데는 소비자들을 만족 시킬 만한 상품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좀 더 저렴한 가격의 차량을 찾게 됐습니다. 또 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 높게 치솟아 연비가 좋은 차량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졌습니다.

미국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는 기름 먹는 하마 대형 픽업트럭에 집중하다가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중저가 세단에 강점이 있었던 현대차가 당시 때마침 내놓은 차는 역대급 쏘나타로 평가 받는 YF쏘나타입니다.

YF쏘나타

YF쏘나타는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 받던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공식을 깨고 날카롭고 세련된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 잡았습니다.

또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의 결과로 2009년 JD파워사의 신차 품질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역대 최고 점수인 95점으로 1위에 오르며 품질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시 현대 어슈어런스 캠페인을 처음 펼쳤을 때 미국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판매로까지 이어졌던 것은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이었다”며 “위기 이후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을 때 변화된 소비자들의 취향에 누가 빨리 대응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4년 동안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중국 시장을 정비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을 교체하고 현지 출신인 시앙동핑 신임 영업총괄 부총경리를 스카웃하는 등 재기의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때마침 현대차는 싼타페-팰리세이드-GV80 등 신형 SUV 라인업과 쏘나타-아반떼-G80으로 이어지는 신형 세단 라인업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수렁에 빠진 중국 판매를 반등 시킬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진짜 실력이 드러나는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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