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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AI,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 얼마나 앞당길까

“임상 전 단계에서 기간 30% 단축 예상”
박응서 선임기자

미국 의학 매체 '스탯 뉴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약물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환자 대부분을 1주일 내로 퇴원시켰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약물 개발회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아직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안정성과 효능을 통계적으로 검증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소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등장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미 전 세계의 우수한 연구자와 제약회사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세계에서 뛰어난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지원 덕분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과거 전염병에 비해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임상시험 건수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임상시험 등록기관인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등록한 코로나19 관련 세계 임상시험 건수는 20일 현재 444건이다. 지난달 11일까지 53건이 등록된 것과 비교하면 8배 넘게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써밋이 AI로 무장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돕고 있다. 사진제공=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앞장 선 AI와 슈퍼컴퓨터
기존에는 바이러스와 약물 결합 분석 등에 최소 수 개월 많게는 몇 년이 걸렸다. 그런데 최근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AI가 이 기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IBM의 써밋(Summit)은 몇 주만에 기존 약물 8,000개에서 백신 후보물질 77개를 찾아냈다. 국내에서도 씨젠은 보통 2-3개월이 소요될 진단키트 개발을 AI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단 3주만에 시험용 제품을 출시했다.

직접 개발하는 분야 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이들이 크게 돕고 있다. 지난 3월 구글의 딥마인드는 알파포드를 활용해 코로나19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고 예측해, 이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코로나19 RNA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 공개했다. 연구진은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통 6개월이 걸리는 RNA 전사체 분석을 3주만에 끝냈다.

이렇게 AI와 빅데이터, 슈퍼컴퓨터의 도움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얼마나 빨라질 수 있을까.

AI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임상 전 단계에서 개발 기간을 30% 단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전 교수는 “연구자 뿐 아니라 제약회사에 AI를 활용 조직이 있을 경우, 기존대로 진행하는 연구진과 AI 활용 연구진이 경쟁하며 기간을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물 개발 기간 전체로 보면 11% 단축
그런데 30%면 얼마나 단축되는 걸까. 이를 위해서는 약물 개발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약물 개발 과정은 크게 5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 기초탐색과 원천기술을 연구한다. 2단계에서 개발후보물질을 선정한다. 3단계는 전임상(비임상)시험으로 동물에게 부작용이나 독성 등을 알아본다. 4단계는 임상시험으로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 안정성과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한다. 5단계는 신약승인과 판매다.

다시 임상시험은 4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임상 1상에서는 새 치료 방법과 용량을 찾는다. 2상에서는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한다. 3상에서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 효과적인지 일정 정도 확인하고, 기존 치료와 비교한다. 3상까지 입증이 되면 실제 치료에 투입된다. 4상에서는 제품을 시중에 판매한 뒤 3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안정성과 부작용을 검토해 필요 시 추가로 연구를 진행한다. 임상 4상은 5단계로 신약 판매 뒤에 이뤄진다.

AI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코로나19 진단 키트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한 씨젠의 생산시설. 사진제공=머니투데이

보통 신약 개발에서 기초 연구에 2-3년, 전임상시험에 2-3년, 임상시험에 3-10년, 신약승인과 판매까지 1-2년이 소요된다. 짧게는 8년, 길게는 20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 중 가장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단계가 임상시험이다. 전임상에 통과한 약물이 임상시험을 거쳐, 최종 신약으로 허가 받는 비율은 9.6%로 매우 낮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아무리 빨라도 18개월을 넘을 것으로 보는 이유도 이처럼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물 개발 과정에서 AI와 빅데이터, 슈퍼컴퓨터가 크게 돕는 과정은 전임상 전단계인 기초탐색과 원천기술 연구, 개발후보물질 선정이다. 전체 기간에서 보통은 30%, 많으면 50% 정도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18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이중에 AI가 담당하는 기간은 6개월 정도다. 이 6개월에서 30%가 단축되므로 2개월이 줄어드는 셈이다. 전체 기간으로 보면 11%가 줄어든다. 총 기간이 9년이라면 1년이 단축되는 셈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임상 기간 단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안전성을 더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기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급성을 감안해 통계 집계와 정리 등 임상 시험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 외에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은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약승인에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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