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두산중공업…수은 "상반기 중 최종 자구안 확정"

두산중공업이 지속적인 경영난에 코로나19란 악재를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단 자금상환 압박에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실사를 진행 중인 채권단은 상반기 중 최종 자구안을 확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입은행은 21일 방문규 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어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 외화채권 6천억원을 대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산업은행과 수은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을 긴급 대출한 것과 별도로 진행된 건이다.

이번 결정은 빚 상환 압박에 내몰린 두산중공업이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없자 보증을 섰던 수은이 대출로 전환해준 것이다. 수은 측은 "만기연장 성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효과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출은 원화대출로 대출기간은 1년 이내이며 대출금은 5868억원이다. 대출통화를 원화로 결정한 것은 두산중공업 요청에 따른 것이다. 두중은 선물환 계약 조건에 따라 현재 환율보다 유리한 1170원대의 환율에 외화로 환전할 예정이다.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상반기 중 두산중공업 자구안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삼일회계법인은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에 대한 재무 및 영업관련 실사와 자구안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자구안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계열사 매각 등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이 지난 2월부터 명예퇴직 등을 실시하는 것과 같이 인력 구조조정도 회사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중공업이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채권단은 자구안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 실사 결과를 종합 검토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선택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수은의 외화채에 대한 대출 전환 승인으로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압박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이번 지원이 경영정상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 전체 차입금은 4조9000억원으로 올해 상환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4조2000억원이다.

수은 측은 두산중공업의 추가 필요자금에 대해서는 실사 완료 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기존채권 회수를 자제하고 만기 연장 등의 방법으로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추가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추가 지원은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은은 국책은행의 코로나 피해기업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자본확충 지원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수은 관계자는 "전 산업분야에 걸쳐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며 "필요한 경우 정부 앞 자본확충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