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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로봇의 사람 대체 가속화할까?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중요”
박응서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생활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접촉이 강화되면서, 산업 현장과 일상 생활에서도 사람 대신에 로봇과 인공지능(AI) 활용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람은 마스크와 소독 등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으로 활동에 제약이 매우 크다. 하지만 로봇은 감염병으로 인해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다.


의료 현장에 감염 위험 없는 로봇 투입
로봇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의료 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해 투입되기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으려고 LG클로이 로봇을 투입했다.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은 지난 3월 25일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LG클로이 청소로봇과 안내로봇을 배치했다. 청소로봇은 실내에서 자율주행으로 병원에서 안전하게 청소를 할 수 있고, 헤파필터를 이용해 실내 공기 오염도 방지한다. 안내로봇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호흡기 상태 문진을 받고, 체온측정을 돕는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 우한에서는 지난 2월부터 5G 클라우드 스마트로봇을 병원에 투입해, 병원 로비와 격리 구역 소독, AI를 활용한 의료 상담, 병원 음식과 약 배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람 접촉을 꺼리는 요리와 서비스 현장에서도 로봇 활약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음식점인 맥도널드에서는 요리와 서비스에 로봇을 투입해 사람을 대체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피자헛에 서빙로봇을 시범적으로 투입한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11월 자율주행형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식당에 공급하는 렌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재까지 전국 16개 식당에 23대가 설치됐다.

지난 2월에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일제면소가 음식과 그릇을 나르는 LG 클로이 서브로봇을 도입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투입한 서브로봇은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술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가고, 식사를 마치면 빈 그릇을 운반한다.

이미 물류 창고에서 로봇을 활용하고 있는 아마존과 월마트는 코로나19로 인해 분류와 포장, 운송에 로봇 사용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염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에 비해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로봇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에서다.

현장에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로봇 연구자와 기업에게도 제품 출시와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이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휴림로봇은 발열감지, 음압병실 살균, 의료폐기물 운송 로봇 6대를 무상으로 대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25일 휴림로봇은 방역케어 기능을 갖춰 출시한 로봇 테미에 소독분사 서비스 추가했다고 밝혔다. 소독분사 서비스는 감염 위험 공간을 이동하면서 집중적으로 소독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바로 박멸할 수 있다.

지난 15일에는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천이밍 교수 연구진이 넓은 지역을 빠르게 소독할 수 있는 반자율 방역 로봇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로봇을 싱가포르 코로나19 방역 현장에 투입해 제품 성능을 시험한 뒤, 협력사와 함께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비대면 로봇 서비스 크게 성장할 것”
AI 로봇으로 인한 사람 대체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은 사이트에 등록된 게시글을 관리하는 데 사람 대신 AI를 이용해, 부적절한 글을 삭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반복해서 처리하는 업무가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한 업무자동화(RPA) 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지난 16일 연말까지 900개 업무를 자동화해 로봇이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RPA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로봇 전망에서 대해서 조영훈 한국로봇산업협회 이사는 “코로나로 인해 원격교육과 원격진료처럼 비대면으로 이용하는 로봇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로봇산업이 크게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회가 수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는데,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원격으로 이용하는 텔레프레즌스 기술이 각광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영훈 이사는 “청소로봇이나 안내로봇은 모두 비슷한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 “청소로봇은 주부들이 필요하다고 수용하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비슷한 기술 수준을 갖고 있는 안내로봇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거나 사람과 공존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겠지만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문화적, 제도적 한계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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