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도 못 푸는 고속 암호 기술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빠른 암호 알고리즘을 찾아냈다. 게다가 국제 표준보다 속도는 30배 더 빠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 암호기술연구진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암호 공격에도 안전한 다변수 이차식 문제를 기반으로 한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은 수학적 난제에 이용해 안전성을 확보한다. 난제의 답을 미리 알고 있는 사용자만 안전하게 암호통신을 한다. 난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암호가 유지되는 방식이다. 현재 국제표준 공개키 암호인 RSA와 ECDSA는 소인수분해와 이산대수 난제를 이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난제들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바로 풀린다는 사실이다. 양자 컴퓨터로 소인수분해와 이산대수 문제를 실시간에 푸는 쇼어 알고리즘이 바로 난제를 풀어 암호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RSA와 ECDSA 등을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과 뱅킹 같은 전자상거래와 암호통신은 양자컴퓨터가 나타나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이차방정식에서 해를 구하는 난제를 기반으로 공개키 암호알고리즘을 이용해 양자내성암호를 만들었다. 이 암호는 해를 구하지 못하면 사용자의 전자서명 값을 위조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 쇼어 알고리즘을 이용할 수 없어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다.

연구진은 8비트 작은 기기에서 주요 암호 알고리즘의 서명생성 속도로 암호 속도를 비교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암호는 8비트 CPU 기기에서 국제표준 대비 30배 이상 빨랐다. 게다가 속도가 느려 암호를 적용하기 어려웠던 작은 기기나 IoT기기에서도 빠른 속도로 암호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난제 기반 양자내성 암호보다도 속도가 빨랐다.

심경아 암호기술연구팀장은 “개발한 암호 알고리즘으로 국내 표준화를 추진해 외산 암호에 대한 의존율을 낮출 것”이라며 “양자컴퓨터 시대를 대비해 국산 암호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도록 후속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IEEE 사물인터넷 저널’ 4월호에 게재됐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