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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잠시 하늘길 탄 비행기들…"계속 날 수 있기를"

LCC 업계, 정부 지원 절실....끊기면 사실상 사망선고
김주영 기자




"위이이이이"


황금 연휴 기간 서울 강서구의 한 공원을 찾은 기자는 5분에 한 대 꼴로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두 달 여 동안 주기장에 세워졌던 비행기들이 연휴를 맞아 모처럼 운항에 나선 겁니다.


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오랜만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들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며 "아이들도 비행기 색깔과 종류를 물어보면서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을 보면 지난 달 30일부터 5월 5일까지 국적 항공기 운항 예정 횟수는 한 달 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많은 약 6,000회에 이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시민들이 제주를 비롯한 국내 여행에 나서면서 며칠간 항공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6일 이후엔 예약률이 다시 10%~20% 수준으로 떨어져 비행기는 주기장으로,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입니다.


항공업계에선 지금 상태가 지속되면 상반기 안에 부도를 맞는 항공사가 등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할것 없이 보유 현금이 바닥난데다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누가 먼저 쓰러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생존의 위기 속에서 항공사들은 정부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FSC(대한항공 ㆍ아시아나항공)들은 최근 정부 지원이 결정돼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지만 LCC(제주항공 ㆍ진에어 ㆍ티웨이항공 ㆍ이스타항공 ㆍ에어부산 ㆍ에어서울 ㆍ플라이강원 ㆍ에어로케이 ㆍ에어프레미아) 들은 여전히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LCC 지원책은 2월 나온 3,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대책 뿐이고 그마저도 아직 절반 이상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이달 정부가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가동하는 가운데 LCC들이 추가 긴급 수혈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달 말 열린 '국토부-항공업계 CEO' 간담회에서 정부는 LCC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LCC 업계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달 24일 산업은행이 FSC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LCC 추가 지원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LCC 추가 지원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금융당국이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 실제 지원이 이뤄질지 미지수입니다.


국토부는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살려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 당국은 항공업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데 부실 기업에 무작정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CC업계 관계자는 "부처 간 협의가 지체되는 사이 자금사정이 긴박한 항공사들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희망고문이 무엇인지 실감하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LCC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버틸 기회를 얻을 것인가, 구조조정의 격랑으로 내몰릴 것인가의 중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달 발표되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이 될 것인지 여부에 따라 길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긴급 수혈 없이는 생명 연장이 힘든 말기 환자 신세가 된 LCC 업계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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