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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7조 딜' 무산 미래에셋…오히려 다행?

조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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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무려 7조원을 들여 미국 내 호텔 15곳을 인수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던 미래에셋그룹이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매도자 측의 계약 위반 사항 때문에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한 건데요. 일각에선 오히려 인수를 못하게 된 것이 더 이득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왜 인수 계획이 틀어졌는지, 미래에셋 측의 득과 실은 무엇인지 증권부 조형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호텔 인수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쉽게 말하면, 인수하고자 한 호텔 중 일부의 소유권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미래에셋그룹이 지난해 호텔 인수 계약을 맺은 이후부터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봤는데요.

안방보험과 미래에셋은 호텔 인수 계약을 맺기 전, 그러니까 지난해 9월 전부터 일부 호텔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허위 양도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미국 법원이 안방보험의 소유권을 확인하는 최종 판결을 내려 이 문제는 해소되는 듯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월 말 또 다른 소유권 관련 소송이 제기됐고, 부동산 소유권을 보증하는 미국의 기관에서도 해당 호텔을 제외하고 보증해 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에 미래에셋은 이 문제에 대해 15일 이내에 설명하고 해결해달라고 안방보험에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못해 결국 계약 해지 요청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호텔 인수는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으로 보면 될까요? 향후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미래에셋이 계약 해지를 요청하기 전에, 반대로 안방보험은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미래에셋은 별도로 소송을 진행하기 보다 안방보험이 제기한 소송을 통해 계약 해지 여부를 다투겠다는 계획인데요.

매입하려는 물건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안방보험과 미래에셋의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제3자의 사기 행각에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래에셋은 이미 납입한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한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미 넘어간 계약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어느정도 인가요?


기자>
미래에셋이 납입한 계약금은 약 7,1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8%에 달하는데요.

금융투자업계에선 인수하려는 호텔의 소유권이 불분명해 계약을 해지한 만큼, 계약금 반환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해당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하는 계약이었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조항도 계약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계약금은 대리인인 에스크로(Escrow Agent)가 보관하고 있는데요.

만약 미래에셋이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계약금 반환은 판결 이후 곧바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소송이 언제 종료될지, 또 미국 법원이 미래에셋의 손을 들어줄지 여부는 불명확한 상황입니다.

앵커>
7조원 규모의 메가 딜이었던 만큼, 기대도 컸을 텐데요. 계약 해지로 인해 받는 타격도 있겠죠?

기자>
네. 미래에셋은 이번 호텔 인수 계약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다른 투자 딜을 올스톱한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면서도 해당 호텔 인수에 올인한 건데요.

하지만 이번 인수 계약이 무산되면서 결국 투자 기회만 날린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 호텔 인수 무산에 대한 아쉬움도 큰 상황인데요.

한 번에 15개의 호텔을 모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15개의 호텔을 각각 하나씩 인수하기 위해서는 더 큰 금액이 필요한 만큼, 이 점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호텔 인수가 무산된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점에서 그런거죠?

기자>
아시다시피 코로나19 여파로 호텔 업황이 악화된 상태입니다.

일부 미국 호텔은 문을 닫기도 한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번 딜이 진행됐다면, 미래에셋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호텔업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미래에셋의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리조트와 호텔 투자 비중이 컸는데요.

이번 인수가 무산되면서 호텔과 리조트 비중이 늘어나지 않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또 호텔 인수 이후에 미래에셋이 지분 재매각(셀다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꾸준히 제기됐는데요.

미래에셋이 이번 딜에서 감당해야 할 지분 투자금도 무려 2억 달러, 한화로 약 2조 7,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막대한 자기자본투자(PI)가 수반되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부담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었던거죠.

하지만 계약 해지로 대규모로 유동성을 소진하지 않아도 돼 "차라리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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