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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산업 탄소복합재, 종이접기로 가공 비용 획기적으로 낮춰

KIST 기술로 중저가차량 이용시 시장 수백조 기대
박응서 선임기자

탄소복합재를 접을 수 있게 준비하는 과정(왼쪽)과 금속실에 전기를 넣어 온도를 높이는 장면을 열적외선으로 촬영했다. 사진제공=KIST

최신 항공기와 고급스포츠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고가의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탄소복합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속이나 고강도 플라스틱보다 가벼우면서 단단해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마케츠의 ‘2026년까지 탄소섬유 세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탄소복합재 시장은 2016년 204.4억달러(약 25조원)에서 매년 10% 넘게 성장해 내년에는 336.7억달러(약 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복합재가 고가인 이유는 탄소섬유가 비싸고 가공비용까지 높기 때문이다. 이 중 가공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에 따라 중저가차량에도 탄소복합재를 이용할 수 있어 시장 규모도 수백조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민욱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 연구진이 탄소복합재가 가진 뛰어난 강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탄소복합재는 강철보다 4배,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가벼우면서도 더 단단하다. 하지만 단단해서 접거나 휘기 어려워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비행기 같은 큰 형태를 만들려면 이보다 더 큰 가공 장비와 금형이 필요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아진다.

연구진은 종이접기와 바느질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평면으로 된 종이는 자유자재로 접을 수 있어 입체적으로도 원하는 모양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탄소복합재는 단단해서 접을 수가 없다. 연구진은 조금 단단한 종이라도 칼등으로 미리 선을 그어놓으면 잘 접어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먼저 바느질로 단단한 탄소복합재에 금속실을 박아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금속실에 전기를 흘리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당 부위 탄소복합재가 부드러워지며 잘 접히게 된다. 온도가 내려가면 본래 상태로 돌아가 다시 단단해진다. 복잡한 자동차 구조라도 바느질로 모양만 잡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망치로 때려도 멀쩡한 탄소복합재에 금속실로 모양을 만들면 가벼운 물체로 쉽게 접힌다. 사진제공=KIST


연구진은 반복 실험으로 10번 넘게 접었다 폈을 때도 알루미늄보다 더 단단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보조배터리를 이용해 1분 만에 섭씨 170도까지 올려 실제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민욱 선임연구원은 “바느질과 종이접기 방법으로 고강도 탄소복합재를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며 “항공기와 자동차 같은 복잡한 대형 복합소재 제작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복합재B 엔지니어링(Composite Part B: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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