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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재난지원금 효과있다"는 신한카드의 '깜깜이' 통계

"경기도 재난지원금 10만원, 타 지자체와 비교시 매출 증가효과 7%p"
지자체간 매출 편차 커 결과 영향 줄 가능성에 "상세 통계는 비공개"
조정현 기자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 10만원이 소비 진작에 뚜렷한 효과가 있었다'는 신한카드의 최근 통계는 시류에 잘 맞고 눈길을 끈다. 100만원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눈앞에 온 상황에서, 10만원으로도 명백한 효과를 냈다는 결과는 환영할 만 하다. 경기도의 신한카드 가맹점 서울 등 7대 광역시의 3월~4월 4주차 가맹점 매출이 17% 증가한 반면, 같은기간 경기도의 가맹점 매출은 24% 늘었다는 소식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여부에 따른 지자체 간 매출 증가율 차이가 7%포인트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다만 위기를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또 앞으로 닥쳐올 수 있는 더 큰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경제실험과 관련한 숫자는 하나하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언뜻 효과가 분명해보이지만 경기도와 7개 지자체를 1대 7로 비교한 것인 만큼 숫자를 더 봐야 한다. 통계를 내는 쪽도 투명하게 모든 숫자를 공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의 80%가 집중된 대구가 비교 대상에 들어갔으니 7개 지자체의 평균치에 크든 적든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의아한 것은 신한카드가 통계로 치장한 보도자료를 내 놓고서는 중요한 데이터를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7개 지자체 평균치만 공개하고 지자체별 매출 증감률은 밝힐 수 없다는 것이 신한카드 측 입장이다. "지자체별로 순위를 매기고 비교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설명인데, 재난지원금을 아직 주지 못한 지자체장이 신한카드 측에 불만을 가진다는 얘기인지 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업종별 매출 비교까지 상세하게 엑셀로 정리해 놓고서는 정작 중요한 도시별 통계는 공개 못하겠다고 한다.

싱가포르와 캄보디아, 필리핀 등을 묶어 아세안의 GDP(국내총생산) 평균을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지자체별 매출 변동이 가지각색이라면 평균치 역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코로나19 확진자의 80%가 집중된 대구가 경기도와의 비교대상 7개 도시에 포함된 만큼, 신한카드가 '평균치로 정보 왜곡을 의도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가질 수도 있다.

실제로 경기도와 타 지자체 간 매출 증가율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의류 업종을 보자. 신한카드 대신 네이버 데이터랩이 제공하는 비씨카드 통계를 보면, 경기도의 3월 카드매출 지수(실제 매출액을 상대화한 수치)는 54인 반면, 대구는 21에 그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인다. 대구와 가까운 부산만 해도 34로 대구와 차이가 크다.

통계의 출발점인 3월의 매출 차이가 이 정도라면 4월 1주차 결과 역시 달라졌을 공산이 크다.(신한카드가 숫자를 안 밝히니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대구를 제외하면 6개 도시와 경기도의 격차가 7%포인트보다는 적거나 거의 비슷할 여지도 있다.

객관적인 양 통계와 엑셀을 동원해 놓고 정작 관련 데이터는 공개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니다. "언론은 주는대로 받아쓰기만 하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더더욱 그렇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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