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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이 옷감 손상" vs "삼성도 스팀 쓰면서 자가당착"…삼성-LG전자, 건조기 시장 놓고 '재격돌'

올해 200만대 규모로 성장한 건조기 시장 놓고 격돌…삼성전자의 비난 광고로 시작돼
삼성 "스팀에 옷감 손상" vs LG "삼성도 해외 모델서 스팀 기능 넣어…자기모순이자 자가당착"
고장석 기자

건조기 시장을 두고 가전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또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먼저 광고를 통해 LG전자의 건조기 기능을 비난했고, LG전자가 이에 반박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에 '그랑데 AI 비긴즈 – 스팀(Steam)받지마'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건조기에 붙은 패널에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 받아 안 받아?', '열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 안 살아나?' 등의 문구가 표시된다.

41초 분량의 영상은 '건조기에 물까지 뿌려대면 꿉꿉한 여름에 어쩌려는지'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이는 LG전자의 건조기인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의 스팀 기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해당 광고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트롬 건조기는 스팀 기능을 건조가 아니라 살균·탈취 과정에 사용하고, 건조할 때는 저온 제습 방식으로 해서 옷감에 손상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삼성전자는 의류관리기나 북미 등 해외에서 판매하는 건조기에는 스팀을 프리미엄 기능으로 넣고 있어 이번 광고는 자기모순이자 자가당착"이라며 "기술력의 차이를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메꾸려는 노력이 안쓰럽다. 스팀은 살균뿐 아니라 탈취, 주름완화 등에도 도움이 되는 건조기의 프리미엄 기능"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 그랑데 AI 비긴즈 스팀받지마 편(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캡처)

LG전자는 스타일러, 오븐, 식기세척기, 건조기에 지난달 23일에는 원바디 세탁건조기 LG 트롬 워시타워에도 스팀을 탑재해 스팀 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스팀 가전 출시 당시 "LG전자의 스팀은 특허받은 트루스팀(TrueSteam)으로 기존의 다른 스팀 가전들이 수증기에 60~70℃의 열을 입히는 방식과 다르다"며 "100℃까지 물을 끓여 아주 작은 스팀 입자를 만들어 살균과 탈취, 세척력을 차별화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광고전(戰)이 바이러스나 세균 문제로 위생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건조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건조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올해 약 2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늘어난 수치다. 국내 보급률도 20% 수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도 높은 편이다.

'건조기 시장 1위'에 오르기 위한 순위 싸움도 치열하다. 기존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건조기 시장을 선점한 1위 업체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시장조사업체 Gfk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겨 1위 자리에 올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해당 기관은 LG베스트샵의 판매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맞대응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기술이 나올 때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3D TV 구현 기술을 두고 서로를 비판했고, 2012년에는 냉장고 용량을 속였다며 법정 공방까지 벌였다.

이같은 삼성·LG전자의 신경전은 2014년 삼성전자가 조성진 당시 LG전자 사장이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파손했다고 주장하며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두 회사는 지난해 8K TV의 화질 공방으로 다시 불붙었고, 최근 세탁기·건조기 일체형 제품을 동시에 내놓으며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이 LG전자의 제품을 겨냥해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라며 "두 업체의 경쟁이 시장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고장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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