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코로나19 감염 위험 낮출 '닿지 않아도 반응하는' 센서 개발

엘리베이터 버튼에 활용한 비접촉식 센서가 수분을 감지하는 원리를 보여주는 CG영상. 사진제공=ETRI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접촉하지 않아도 반응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접촉으로 인한 감염병 위험을 크게 낮춰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준기 신소자연구실 박사 연구진이 신소재를 활용해 직접 닿지 않고도 사람 피부에 있는 땀이나 호흡을 고감도로 감지하는 습도 센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습도 센서는 기존 센서보다 감도가 660배 이상 높다. 세계 최고 수준인 6만6,000%를 넘는다. 또 감지 속도가 0.5초로 기존 상용 센서보다 12배나 빠르다. 또 손가락이나 피부가 직접 닿지 않아도 피부에 있는 미량의 습도를 감지해 반응한다.

연구진은 양극산화알루미늄(AAO) 기판에 신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코팅해 벌집 구조로 센서를 만들어 감도를 크게 높였다. 벌집 구조는 수분이나 수증기를 감지할 수 있는 표면적이 매우 넓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 기술은 직접 닿지 않아도 손에 있는 아주 적은 양의 수분을 감지했다. 패치형으로 만들어 피부에 붙이면 운동할 때 땀의 변화와 호흡량 변화를 확인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간단한 ‘비접촉식 센서’ 시제품을 개발해 시연도 했다. 센서에 손가락을 1cm 내외로 가깝게 대면 이를 감지해 신호를 보냈다.

특히 연구진은 감도를 더 높여 비접촉식 센서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비접촉식 센서를 상용화해 출입문과 엘리베이터, 현금지급기 같은 터치 장치에 활용하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험을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개발한 센서를 엘리베이터 버튼에 적용해 직접 접촉 없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제공=ETRI

최춘기 박사는 “특허 출원 중인 이 기술은 바로 기술이전을 할 수 있어 2년 내 상용화를 기대한다”며 “비접촉식 센서가 공중 보건위생을 개선해 국민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응용재료와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온라인에 지난 3월 게재됐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