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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회사채 시장 두드린 비씨카드…유동성 비율 '간당간당'

1분기말 기준 유동성 비율 103%로 규제치 가까이 떨어져
케이뱅크 최대주주 등극에 총 3,000억 소요도 부담
이충우 기자


비씨(BC)카드가 17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유동성 비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만기 90일 이내 부채를 갚을 능력을 의미하는 유동성 비율이 규제 하한선에 근접할 정도로 떨어져서다.

다음달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증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매분기 말 유동성 비율을 점검하고 있어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서야 할 비씨카드로서는 무엇보다 다음달말까지 유동성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시급하다.


28일 비씨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유동성 비율이 1분기말 기준 103.03%로 규제치(100%)에 근접할 정도로 떨어졌다. 유동성 비율은 기업이 단기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금융감독원 감독 규정에 따라 90일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부채보다 같은기간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이 많도록 유지해야한다.


비씨카드의 유동성 비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을 보면, 유동성자산은 2조 3,756억원, 유동성 부채는 2조 2,396억원이다. 유동성 비율은 106.08%다. 재작년말 122%에서 한차례 큰폭으로 떨어진 뒤 올들어선 100% 이상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2분기들어 써야할 돈이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다. 모회사인 KT 대신 케이뱅크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다음달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입해야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를 360억원에 인수하며 케이뱅크 2대주주에 올랐다. 다음달 18일 예정된 케이뱅크 유상증자에는 2,6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금난에 허덕이며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인 케이뱅크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 자금 지원도 예상된다.


우선, 비씨카드는 보유 중인 마스터카드 지분을 매각해 급전을 마련키로 했다. 비씨카드는 마스터카드 보유지분 가치를 3월말 기준 4,300억원으로 추산했다. 보유 지분 중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물량을 이달 중 처분하기로 했다. 비씨카드가 3월말 추산한 가치를 적용하면 2,070억원인데 주가 상승으로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미 증시 상장사인 마스터카드 주가가 코로나 19 충격 이후 회복하고 있다.


케이뱅크 정상화를 위한 투입자금이 다음달까지 총 3,000억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씨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투입이 불가피해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 유동성 비율 관리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비씨카드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유동성 비율 유지 여부를 분기별로 금융당국에 보고해 점검을 받는다.


비씨카드 입장에서는 케이뱅크를 구하려다가 자사 유동성이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어느 때보다 민감한 시기다. 비씨카드는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케이뱅크 최대주주에 적합한지 여부에 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유동성 비율 자체는 재무건전성 심사기준엔 포함돼 있진 않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인가시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적정성을 평가한다. 하지만 이같은 정량적 요인 외에도 정성적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 케이뱅크 증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도 비씨카드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금융당국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처럼 유동성 비율 관리 필요성, 케이뱅크 유증대금 마련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비씨카드는 17년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게 된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는 은행 같은 금융사의 카드발급ㆍ결제 등을 대행 업무를 하고 있다. 카드 관련 프로세싱 대행업무를 위해 이미 구축해놓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이 조달할 필요성이 적다. 신한ㆍ삼성 등 나머지 7개 전업계 카드사들은 주로 연간 채권발행 계획을 세우고 일괄실고제를 통해 필요시마다 채권을 발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동안 채권시장에서 자금조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비씨카드는 이번에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해 1,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200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발행주관사와 조만간 투자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 작업에 착수한다. 비씨카드는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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