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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서울시가 엑스맨? ...송현동 공원화에 대한항공 '당혹'

서울시, 경복궁 인근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문화공원'으로 조성 추진 발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등 통한 2조 자구안 계획 '초비상'
김주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생존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 2,000억 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키로 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지원한다지만 근본적으로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채권단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1조원에 이르는 유상증자, 서울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해 모두 2조 원의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26일 채권단과 대한항공은 이 같은 내용의 특별약정을 체결했고 모든 게 순탄하게 흘러가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특별약정을 체결한지 이틀만에 예상치 못한 난기류에 휩싸였습니다.

28일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연내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송현동 부지에 관심을 보여왔던 서울시가 이곳을 '찜'했다고 공식화한 셈입니다.

'삼성증권-삼정KPMG'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중이었던 대한항공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 원을 사들인 호텔용 부지로 현재 시세가 5,000억 원~6,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제값에 주고 팔아야 겨우 2조 원의 자구안을 채울 수가 있습니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매각 할 수 있는 유휴자산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문제는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5,000억 원 이상에 살 여력도 계획도 없다는 점입니다.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팔지 않고 공개 입찰을 통해 매각할 수도 있지만, 공원으로 지정되는 부지를 민간에서 구입할 요인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일각에선 최근 일부 기업들이 송현동 부지 매입에 관심을 갖고 매입 의사를 타진하자 서울시가 다급히 '공원 조성'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습니다.

경쟁자들의 매입 의지를 꺾는 동시에 가격 낮추기 전략을 취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인허가, 규제 권한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부지 매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공원화 계획을 공식화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매입에 관심을 가져온 가운데 가격 협상 전 이 같은 조치는 더더욱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채권단은 28일 대한항공에 자구안에 명시한대로 내년 말까지 2조 원의 자본을 확충하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유휴자산 매각의 핵심인 송현동 부지 매각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이를 실행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로 연결된 하늘길이 막히면서 세계 곳곳의 항공사가 하나 둘 쓰러지고 있습니다. 태국의 타이항공, 중남미 아비앙카 항공 등은 결국 부도를 맞았고 독일 루프트한자, 이탈리아 알이탈리아항공 등은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에서는 자국 항공산업을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수십 조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항공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인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입니다.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 겁니다.

대한항공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도 이 같은 취지에서 이뤄진 것인데, 고심끝에 추진한 금융 지원 효과가 서울시의 백태클로 반감 되는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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