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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삼성 '탈 일본' 결단이 부른 '소재 기술 내재화' 바람

자체 기술 개발+국내 소재부품 기업과 협력... 반도체 생태계 키우는 자양분 기대
조은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폴리(이미드-아미드) 코폴리머, 폴리(이미드-아미드) 코폴리머를 포함하는 필름, 및 상기 필름의 제조 방법'

낯설고 복잡해보이는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최근 특허 출원을 낸 폴리이미드 필름 기술입니다. 폴더블폰과 같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기술로 삼성전자는 2013년 처음 관련 특허를 등록했고, 당시 기술을 좀더 개선해 이번에 새로 출원한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처음으로 출원한 폴리이미드 필름 특허란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과 함께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을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시켰습니다.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 뿐 아니라 가전, 스마트폰 관련 전 사업군에 걸쳐서 관련 소재·부품·장비 관련 전수 조사를 했고,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여왔습니다. 이번 폴리이미드 기술 특허 출원도 그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폴리이미드 필름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한 교수는 "이번에 새로 출원한 특허는 당장 상용화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삼성전자가 직접 소재, 부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측면에선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의 핵심 소재 기술 내재화는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줄곧 강조했던 부분입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의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정말 중요한 소재는 너희가 직접 하라'고 독려했다"며 "규제 이슈 등의 이유로 한동안 흐지부지됐는데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다시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말합니다.

삼성의 '탈 일본' 결단이 한동안 주춤했던 소재 기술 개발에 다시 불을 붙인 셈입니다.

소재 기술 내재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초미세공정 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핵심 소재 기술 내재화는 필요한 소재를 적기에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삼성의 소재 기술 개발은 한편으론 국내 소재부품 기업의 먹거리를 뺏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삼성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완제품부터 부품, 소재까지 모두 다 직접 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직접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의 소재부품 국산화 노력은 자체 기술 개발과 더불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투트랙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이 직접 개발할 것은 개발하되, 중소기업이 개발한 것들도 삼성전자가 공급받아 사용하면서 함께 개선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미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등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을 물심양면으로 지원 중입니다. 삼성전자의 200여명의 엔지니어를 현장에 멘토로 투입해 중소기업이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탈 일본' 결단과 맞물려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과 상생하는 삼성전자의 행보가 우리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튼튼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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