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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포스코 '을들의 갑질' 논란…물류 자회사 설립 속내는?

포스코 물류 자회사 설립에 담긴 속내는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기자soonwoo@mtn.co.kr2020/06/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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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 초 광양에 있는 운송사업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담합을 통해 9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가 적발된 적이 있는데요. 포항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어 공정위가 조사 중입니다. 포항에서도 운송사업자들이 담합을 통해 포스코로부터 부당이득을 취득 했다는 건데요. 이 사건을 단독 보도한 권순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Q1) 권 기자. 아무래도 포스코는 대형 화주고 갑일 텐데, 을인 운송사업자들이 담합을 했다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포스코는 연간 1억 6천만톤의 철강재를 운송합니다. 물류비만 약 3조원 규모인데요. 포스코는 물류를 담당해줄 운송사업자를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을 하는데요.

포항 지역 운송사업자들이 경쟁 입찰에 참여하기 전에 모여서 입찰 물량을 어떻게 나눌지, 누가 낙찰을 받을지, 얼마를 제시할지 등을 합의했다고 합니다.

경쟁입찰은 사업자들이 서로 단가를 제시하고 최저가를 제시한 사업자가 낙찰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업자들은 경쟁으로 인해 운송 단가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담합을 한 겁니다.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지역에서 포스코를 상대로 운송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총 9곳입니다.

한진, 동방, 삼일, 대한통운 등입니다. 이들이 모두 담합에 참여 했는지는 공정위가 조사중입니다.

Q2) 포스코가 일감을 주는 입장이라 갑의 위치일 텐데, 을인 운송사업자들이 담합을 해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이 참 특이한데요. 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인가요?

= 공정위는 올해 초 광양지역 운송사업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담합을 해서 부당 이득을 취한 사건을 적발해 과징금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이때도 광양지역 8개 사업자가 18년 동안 담합으로 9천억원의 매출을 얻었는데요. 이들 업체에는 약 400여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공정위는 광양 지역 운송사업자 담합사건을 조사를 하면서 포항 지역도 같이 조사를 했습니다. 광양 지역 사건이 먼저 마무리가 됐고, 포항 지역 사건도 조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3) 포항과 광양지역 운송사업자들이 모두 담합에 연루됐는데 포스코는 관련이 없나요?

= 취재 결과 포스코의 물류 입찰 과정은 사연이 많았습니다. 2001년 이전까지 포스코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물류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담당자가 특정업체와 단독으로 거래하는 수의 계약을 하다보면 부정 부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포스코 임직원들이 퇴직후 협력업체로 이직해 담당자와 결탁을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포스코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계약 방식을 바꿨습니다. 경쟁입찰이 되면 담당자와 운송사업자의 결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산업 생태계가 경쟁입찰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측면도 있습니다.

포항, 광양 지역에서 포스코는 압도적인 큰 손입니다. 운송사업자들의 거래 상대방은 사실상 포스코 밖에 없습니다. 수요독점 지역이라는 겁니다.

포스코의 물류를 소화할 수 있는 운송사업자도 한정적입니다. 수의계약을 하든 경쟁입찰을 하든 참여하는 업체는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천톤의 철강재 운송 업무가 떨어지면 700톤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와 300톤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가 수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300톤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가 낙찰이 되더라도 나머지 700톤 물량은 다른 업체에 맡겨야 합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운송 사업자가 소화할 수 있는 설비, 도구 규모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누가 낙찰을 받든 나눠서 하게 된다”며 “포스코 물량이 나올 때 운송사업자들이 누가 얼마나 할지를 조율하는 것은 포스코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감 규모도 정해져 있어 신생 업체가 설비투자를 새로해서 진입하기도 힘든 구조”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의계약을 하든 경쟁입찰을 하든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지역적 특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수의계약과 달리 경쟁입찰을 할 때 입찰 참여자들이 합의를 하면 공정거래법상 담합이 됩니다.

경쟁입찰로 바뀌었지만 업체들은 수의계약 때와 동일하게 운송 방식에 대해 합의를 했고 과징금을 물게 됐습니다.

Q4) 지역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인거 같은데, 포스코는 업체들이 담합을 한다는 것을 몰랐을까요?

= 포스코도 물류 계약의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수의계약을 할 경우 내부 감사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경쟁입찰로 방식을 바꿨습니다.

경쟁입찰을 하니 담합 문제가 있고 낙찰을 받은 사업자가 모든 물량을 소화할 수 없으니 낙찰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을 맡기는 일도 생겼습니다.

낙찰 이후 계약을 조정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1천톤을 운송하기로 한 업체가 500톤 밖에 소화할 수 없으니 물량 조정을 해야 하는 일도 발생한 겁니다. 사실 낙찰 이후 계약 물량을 줄이면 하도급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낙찰 받은 업체도 자기가 다 소화할 수 없으니 조정을 해주는게 서로 좋았던 겁니다.

그러다보니 포스코는 일부 물량을 경쟁 입찰을 해서 가격을 형성하고, 이를 근거로 나머지 물량은 운송 여력이 있는 다른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Q5) 지역 산업 생태계가 포스코를 중심으로 형성이 되어 있다보니 이런 저런 문제가 있어도 바꾸기가 힘든가 보군요. 뭔가 대안이 있을까요?

= 포스코는 계열사 별로 흩어져 있는 물류 업무를 통합한 물류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물류의 전문성과 효율성,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포스코는 고착화된 물류 생태계를 한단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류통합 법인은 원료, 제품 수송 계획을 세우고 운송계약을 맺는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고, AI와 로봇을 활용해 물류 플랫폼의 수준을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또 협력업체들의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물류파트너사에게도 접목하기로 했습니다. 이와함께 날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맞출 수 있도록 친환경 물류체계 구축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운송사업자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물류 사업에 직접 진출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며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또 아무래도 물류전문 회사가 생겨서 자체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다보면 물류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철강 수요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의 철강 공급 과잉이 더 심해지면서 철강 산업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최대 철광석 광산인 브라질 발레가 셧다운 되면서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까지 오르는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포스코도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물류 비용 절감은 즉각 물류회사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포스코와 운송사업자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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