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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경주퇴역마, 잔인한 랜더링 처리?…"친환경적인 사체 처리 방법"

랜더링, 오염수·대기오염물질 방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방식
경주 퇴역마 다각도로 활용하는 방안 찾아야
유찬 기자

은퇴 후 목장에서 여생을 보내는 경주마 /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랜더링 처리용, 두 당 130만원 지원'

한국마사회의 경주퇴역마 용도다각화 지원사업을 살펴보던 중 '랜더링 처리'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말 제주도에서 유기견 사체를 랜더링 처리해 동물 사료로 제조한 사건 이후로 랜더링이라는 용어에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는 탓이다.

■ 잔인한 방법?…"안락사 이후 처리, 화장과 별반 다르지 않아"

랜더링은 가축의 사체를 물리적·화학적으로 분쇄한 후 고온·고압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윤리적·불법 논란의 소지가 있던 랜더링 처리 방식을 마사회가 공식적으로 지원한다니 처음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사회가 불법을 방조하고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아니오'다.

랜더링은 우선 합법적인 가축 사체 처리 방법의 하나다. 제주도 유기견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랜더링 이후 잔존물을 동물 사료용으로 불법 거래한 탓이지 랜더링 처리 방식 자체가 불법적인 방식은 아니다.

마사회는 경주퇴역마를 랜더링 처리하기 이전에 반드시 등록된 랜더링 업체에서 확인서를 받고 있으며 민간 수의사를 통해 안락사를 거친 후 랜더링을 하도록 하고 있다. 사체 분쇄 작업이 꺼림칙할수는 있지만 안락사나 자연사 이후 사체를 불에 태우는 화장 방식을 떠올려보면 이와 크게 다르지도 않다.

■ 가축 사체 처리하는 방식 중 가장 '친환경적'

랜더링 처리는 의외로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가축 사체를 땅에 묻으면 침출수가 땅을 오염시키거나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화장하면 소각하는 과정에서 대기오염 물질이 방출되는 문제가 있다.

반면 고온 멸균 처리를 거치는 랜더링은 중간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매몰 부지 등 사후 관리도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나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랜더링 방법을 이용하기도 했다.

국토가 좁아 매몰 부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랜더링이 친환경적이면서 효율적인 가축 사체 처리의 방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경주퇴역마를 랜더링 처리하는 경우는 연간 30건 정도로 아직 보편적인 방식은 아니다"라면서 "사체 분해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오염수가 발생하는 매장과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맞추기 까다로운 화장에 비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어 선택하는 마주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 은퇴한 경주마들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가 본질
이처럼 랜더링이 다른 방법에 비해 더 효율적인 사체 처리방법이라고 하지만 더 바람직한 방향은 경주퇴역마들을 최대한 덜 죽이는 쪽이 될 것이다.

1년에 경마에서 은퇴하는 경주마는 약 1,100여마리.

마주 입장에서 은퇴한 말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적이 훌륭하거나 혈통이 좋은 경주마를 번식용으로 계속 키우며 쓰는 것이다. 여의치 않으면 승용마로 훈련시켜 민간 승마장 등에 다시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성격이 거칠거나 위험한 경주 습관 등으로 인해 사람을 태우기 적절하지 않은 말들은 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 마주가 계속 키우기 힘들어 처치곤란인 경우가 많다.

마사회는 1년에 약 300마리의 은퇴한 경주마들이 이처럼 용도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로 수출되거나 관상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사료용 혹은 모피·부산물 가공용, 랜더링 처리 등을 위해 생을 마감하는 말들도 많다.

마사회는 이같은 은퇴 이후 경주마들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경주 퇴역마 체계 개선 계획'을 지난달 말 발표하고 은퇴마들을 승용마 또는 다른 용도로 전환해 사용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복지기금을 조성하고 민간승마시설과 협력을 늘려 보다 많은 경주 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고 이와 함께 말 산업의 전반적인 규모도 증대시킨다는 계획이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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