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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붙었나"…올해도 돌아온 우선주 투기판

열흘 새 14배 급등…"투기 외에는 설명 불가능"
한국거래소 "우선주 불공정거래 발생 가능성 높아"
급등 뒤에 급락 이어져…"투자 유의해야"
조형근 기자

주가지수가 횡보하면서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상승할 종목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선주가 단기간 폭등하며, 바이오주와 방산주를 제치고 가장 핫한 테마주로 떠올랐다. 다수의 우선주가 상한가를 연이어 기록하는 등 '우선주 광풍'이 불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급등한 우선주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률이 보통주보다 높다는 점에서 우선주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최근 급등세는 그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발행주식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작은 우선주에 '작전 세력'이 붙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를 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중공업 우선주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14배 이상 급등했다. / 사진=HTS 화면 캡처


■ '10연상' 우선주…"투기 외에 설명 불가능"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우선주인 삼성중공우는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10거래일 연속(거래정지 기간 제외)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주가는 5만 4,500원에서 74만 4,000원까지 14배 이상 폭등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와 23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상승한 이후, 폭발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LNG선 수주 호재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등했다고 평가한다. 삼성중공업 보통주와의 괴리율(보통주와 우선주 주가 차이)이 1만% 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비교적 배당 매력이 높아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지만, 두 종목의 주가 차이가 100배를 넘겼다는 건 투기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며 "심지어 삼성중공업은 최근 배당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4년 이후 배당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 2014년에도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액면의 1%만 더 배당을 받았을 뿐이다.

다른 우선주도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상한가를 친 16개 종목 가운데 우선주가 무려 14개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우선주의 특성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우선주의 경우, 발행주식수가 적고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만큼,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 14배 급등한 삼성중공우의 경우에도 총 발행주식수는 11만주로, 급등 전 시가총액은 60억원에 불과했다.

이 경우 저가에 주식 물량을 확보한 뒤 높은 가격에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출해 시세를 높이는 이른바 '개미 꼬시기'가 발생할 수 있다. 이후 불공정거래를 주도한 세력이 주식을 대거 매도해 차익을 남기게 되면, 고가에 주식을 매수한 개미는 큰 피해를 보게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는 상장주식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 저유동성종목이 대부분"이라며 "증시 불안정기에 급등락 현상이 두드러지는 우선주를 대상으로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제공


■ 반복되는 우선주 폭등장…그 끝은?

우선주 폭등장이 올해에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대부분 증시가 급등락한 이후 종목장세로 돌아섰을 때, 우선주에 대규모 매수세가 몰리면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년 전(2018년 5월)에도 다수의 우선주가 번갈아가며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현대건설우는 한 달 만에 6번 상한가를 기록해 6배 넘게 급등하기도 했으며, 그 외에 8개 우선주는 이틀(8~9일) 연속 상한가를 찍기도 했다.

반복되는 우선주 폭등장에도 한국거래소 등이 '투자유의' 경고를 하는 이유는 그 끝이 좋지 않아서다. 단기간에 급등한 우선주가 그 만큼 빠르게 급락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 4월 중순 5만원에 불과했던 현대건설우는 5월 10일 38만 7,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사상 최고가를 찍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거래량이 줄어든 2018년 말 기준 반토막 밑인 15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에도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 등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제기된 기업의 우선주가 급등했지만, 한 순간에 급락했다. 한화우는 지난해 4월 1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그 다음 거래일인 18일 바로 하한가로 직행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장세에서 우선주의 변동성이 더 크다보니 높은 수익을 노린 투자자가 우선주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변동성이 크다는 건 그만큼 하락폭도 크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동성이 낮은 우선주의 경우, 환금성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어느 순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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