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현병 환자? 볼턴이 그럴수도"

청와대가 22일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편견과 선입견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을 두고 "조현병 환자같은 생각"(Moon Jae-in's schizophrenic idea)"이라고 쓴 데 대해 "(볼턴) 그 본인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회고록에 등장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볼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별도 입장을 미 국가안보회의(NSC)에 보내는 등 강력 대응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 브리핑을 열어 볼턴 회고록에 대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청와대의 입장을 각각 발표했다. 윤 수석은 "한반도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간 진솔하고 건설적 협의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떻게 왜곡됐는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다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상간 협의와 협상 내용은 밝히지 않는 게 외교관례라며 "그래서 기본을 갖추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볼턴이 '조현병(정신분열증)같은'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반박했다.

회고록 전문에 따르면 볼턴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의 결렬(하노이 노딜) 이후 정의용 실장과 만났다. 이때 정 실장은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 대 행동 제안을 거절한 것은 옳지만 김 위원장의 영변 핵시설 해체 의지는 의미있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볼턴은 "문재인의 조현병 환자같은 생각(Moon Jae-in's schizophrenic idea)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난센스"라고 깎아내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한 청와대 평가를 묻자 "그것은 그 자신이 판단해 봐야 될 문제"라며 "그 본인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한편 볼턴은 회고록에서 북미정상회담 관련 한국정부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여러차례 비판했다. 북미 정상회담은 정의용 실장의 아이디어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썼다. 그가 북미회담이 한국의 '창조물'이란 표현을 담은 배경이다.

특히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3자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문 대통령의 동행을 원치않았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거듭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행을 강조해 성사됐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정의용 실장은 별도 입장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정상들간의 협의내용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것으로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상당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정부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이런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런 입장을 미국 NSC에도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NSC의 별다른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