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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한국타이어 지분 승계…계열 분리로 이어지나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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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구 한국타이어그룹의 조양래 회장이 최대주주 지분을 차남에게 넘기면서 승계 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남과 차남이 승계 경쟁을 하고 있던 상황이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권순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Q1) 우선 조양래 회장의 지분 매각 소식부터 알아보지요.

= 한국타이어의 지배회사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입니다. 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이름을 바꿨습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 구성을 보면

조양래 회장이 23.59%,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19.31%, 딸 조희원씨가 10.8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지분이 어디로 가냐에 따라 지배권의 향방이 달라집니다. 30일 조양래 회장은 보유 지분 23.59%를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매각 규모는 2447억원입니다. 조 회장의 지분을 매입한 조현범 사장의 지분율은 42.9%로 단일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사실상 한국타이어그룹의 지배권을 갖게 된 셈입니다.

이에따라 조양래 회장이 후계자로 조현범 사장을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Q2) 아버지가 장남이 아닌 차남에게 지분 매각을 했으면,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도 있습니까?

= 한국타이어그룹은 장남과 차남의 승계 경쟁이 있었습니다. 조양래 회장은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번걸아 CEO를 맡겼고, 지배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은 거의 동일하게 보유하도록 했습니다.

형제가 경쟁하며 최종적인 캐스팅보트는 아버지의 판단에 따라 승계가 이뤄지는 구도였습니다.

우선 장남인 조현식씨는 2010년 한국타이어그룹의 모체인 한국타이어 사장을 맡아 2년 동안 경영을 하고 2012년부터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차남 조현범씨는 2012년 한국타이어경영기획본부장 사장을 하다가 2017년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두 아들이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실력을 평가 받았고, 최종적으로 조현범씨가 낙점이 된 것을 보입니다.

아버지의 판단을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순순히 인정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입니다.

조현식 부회장의 지분율은 낮지만 누나 조희원씨와 국민연금의 지분율을 합치면 37.87%로 우호적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조현범 사장과의 격차가 5% 내외로 좁혀집니다. 표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겁니다.


Q3)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려면 조현범 사장도 자금이 있어야 할 텐데, 자금은 어떻게 마련을 했습니까?

= 조현범 사장은 보유중인 주식과 아버지로부터 매입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조현범 사장은 보유주식 주식 중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8.09%,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식 1.11%를 담보로 각각 1200억원, 200억원 등 1400억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또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인수한 주식 중 13.9%를 담보로 800억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2400억원 규모의 조양래 회장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2200억원의 대출을 받은 셈입니다.

조양래 회장이 증여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여세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주주의 주식거래는 양도세 27.5%를 내야 합니다.

조양래 회장은 공시를 통해 약 1750억원 규모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을 반포세무서에 공탁했습니다. 양도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납을 통해 납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Q4)시장의 평가는 어떤가요?

= 언젠가 조양래 회장이 두 아들 중 한명에게 지분을 넘기게 될 것이라는 것인 기정 사실이었습니다. 또 주력 회사인 한국타이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현범 사장이 한발 앞서 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조현범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10년 동안 6억여원을 받은 배임수재 및 횡령 등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4일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취임 2년여 만에 물러났습니다.

사실 조현식 부회장도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현식 부회장은 미국 법인에 친누나가 있는 것처럼 꾸며 회사에 1억여원의 피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조카의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법적 처벌을 받고 조현범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승계가 이뤄지다보니 비판을 받을 여지가 큽니다.

그런데 오히려 조현범 사장 재판이 조양래 회장의 결정을 좀 더 빠르게 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근 한국타이어에 악재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았고,조현범 사장이 실형을 받게 된 것도 세무조사에서 나온 혐의 때문입니다.

또 조현범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 때문에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다못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라는 사명 변경을 했다가 한국테크놀로지라는 코스닥 상장사에게 사용금지 소송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타이어 사업에 집중하자는 조현식 부회장의 방침이 오히려 힘을 얻고 있다는 내부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형제의 난을 겪기 보다는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 양도를 서둘렀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가 주력이긴 하지만 비타이어 부분에 배터리회사인 한국아트라스BX가 있고, 국내 최대 자동차 공조 시스템회사인 한온시스템 지분 20%와 우선매수권이 있습니다.

형제경영을 이어간다면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이 타이어 부문을, 조현식 부회장이 비타이어 부문을 맡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지분 변동만 있을 뿐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체제의 변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대 타이어 기업인 한국타이어의 승계과정이 수월하게 진행이 될지, 한진그룹에 이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지 앞으로 더 많은 뉴스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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