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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디지털 인력 확보전 후끈…"보수적 '문턱'도 여전"

조정현 기자


은행권이 디지털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기존의 디지털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다. IT(정보기술) 및 컨설팅 업계에서 대거 인력이 유입되는 가운데, 보수적 은행 문화와 충돌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도 나온다.


■'컨설팅맨' 부산은행 CDO는 임기 못채우고 떠나

1일 은행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 최고디지털책임자(CDO)인 한정욱 D-IT그룹장(부행장보)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부산은행을 떠났다. 지난 5월 퇴사한 한 전 부행장은 최근 롯데카드 마케팅본부 부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전 부행장은 한국IBM과 AT커니를 거쳐 지난 2008년~2013년 현대카드에도 몸 담았다. 2년 반 동안의 은행 생활을 청산하고 카드업계로 돌아간 것이다.

한 전 부행장이 올해 12월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자 은행권에서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IT와 컨설팅 업계를 거친 한 전 부행장의 저돌적 업무 성향이 보수적인 지방은행의 문화와 충돌했다는 후문이다.

디지털 부문에 정통한 은행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 전 부행장은 자기 주장이 강한 것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며 "조직 전반의 의사를 구하며 단계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하는 은행 업무와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이 디지털 진두지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5일 계열사 디지털 부문 임원진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디지털 전환에 더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외부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DNA가 제대로 이식되지 않았다는 것이 조 회장의 진단이다.

조 회장은 "디지털 DNA가 전 조직원에게 퍼져야 하는데 여전히 은행 업무 따로, 디지털 따로 가고 있어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이 최근 '디지로그 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다. 조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디지로그 위원회에는 은행과 카드, 금투 등 7개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디지털전략을 논의한다.

조 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열사 CDO협의체 회의를 주관하는데 그쳤다. 부행장·부사장 급의 CDO만 불러 현황을 공유하는 수준이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CDO를 통해 현주소를 파악하던 조 회장이 이제는 CEO에게 직접 확인하고 책임을 지우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순혈주의'가 강했던 NH농협은행은 처음으로 외부 출신 CDO를 영입했다. 이상래 신임 디지털금융부문장(부행장)은 삼성SDS에 입사해 데이터분석사업팀장, 디지털마케팅 팀장 등을 거쳤다. 스마트금융부장을 맡으며 인재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손병환 행장이 디지털 전문가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 측은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및 데이터 관련 풍부한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중용했다"며 "디지털금융 조직을 강화하는 만큼 디지털금융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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