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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역대 최고치 행진…'동학 개미' 알고보니 '빚투 개미'

증시거래대금 전체 늘며 '빚투'도 확대…전체 거래 차지 비중은 줄어
이수현 기자

증시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개미'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신용융자금리의 부담이 '동학 개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신용융자거래 대금 잔고는 12조 6,74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 2018년 6월 증시 활황기 12조 6,480억원이었는데, 이보다도 더욱 팽창한 것이다.

올해 1월 2일 9조 2,071억원과 비교하면 37.6% 늘어난 규모다. 통상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면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최근에는 증시거래대금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증시거래대금은 역대 최대치를 연이어 갱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누적 증시거래대금이 2,293조 6,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 2,287조 6,000억원을 이미 반년 만에 초월한 수준이다.

증시거래대금은 지난 1월2일 4조 8,809억원에서 지난 1일 10조 5,022억원으로 불어났다. 115.1%나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신용융자 잔고가 37.6%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빚내서 투자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신용융자 금리를 감수하고도 투자하려는 투자자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여전히 자본시장에는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2018년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났을 때 이미 증권사에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도 이 같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예탁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일부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부터 일시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두 증권사 모두 자기자본이 큰 대형사지만, 신용공여 한도가 이미 60% 이상을 초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가 신용융자 잔고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여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투자자가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 증권사도 건전성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왔지만, 대규모로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유입되며 한계치에 도달한 상황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스탁론 사업을 폐지하거나 축소해 사실상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돈을 빌릴 수 있는 창구가 많지 않다. 투자자들은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투자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 사업은 모든 증권사에 수익성이 큰 부문이지만 동시에 자본에 부담이 되는 부분도 크다"며 "당국에서 리스크 관리를 옥죄는 가운데 신용융자에 할애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높은 신용융자 금리 역시 투자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서 빚을 갚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투자에 물려 신용융자를 오래 쓰게 되면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실제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초저금리 시대인데도 신용융자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와 관계없이 연 8~9%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증권사의 '고금리 장사'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금리를 낮추면 오히려 '빚투'를 부추기는 정책이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신용융자 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맞지만 금리를 낮추면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빚투자의 유인을 제공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증권사의 가격결정에 개입하는 문제도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수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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