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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저가수주 논란 휩싸인 삼성SDS…산업은행에 인건비 500억원 절감안 파격 제시?

힘들기로 악명 높은 프로젝트에 부담감 증가…“투입인원 과부하 우려”
김태환 기자

삼성SDS 잠실 사옥 전경

2900억원대 KDB산업은행 정보시스템 운영업무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성SDS가 저가수주 논란에 휩싸였다.

약 50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 절감안을 제시해 총예산의 80% 수준을 제안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삼성SDS가 공공기관 레퍼런스를 빨리 확보하고 대외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00억원 인건비 절감, 최저가 수주 논란

7일 SI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산업은행 정보시스템 운영 외주용역 입찰에서 파격적인 인건비 절감안을 제시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용역 입찰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익명 기반의 소셜서비스 등을 통해 “삼성SDS가 연 투입인원을 280명 제안했으며, 이중 80명을 인건비 없이 무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개발자들은 특급, 고급, 중급으로 급여가 나뉘는데 각각 월 단가가 1500만원, 1300만원, 1100만원 수준이다. 만일 삼성SDS가 중급 개발자 80명의 인건비 줄이게 된다면 연 105억6,000만원, 5년이면 528억원의 금액이 줄어든다. KDB산업은행 정보시스템 사업은 홈페이지,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IT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운영업무를 5년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SW진흥법에 명시된 최저가 입찰 기준은 총 예산의 80% 수준이다. 산업은행 용역 총 예산은 2870억원으로, 만일 인건비 528억원을 줄이면 2342억원으로 80% 수준에 근접하게 돼 저가수주가 되는 셈이다.

삼성SDS의 저가수주 논란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 정보시스템 사업’에서도 불거졌다. 170억원 규모의 사업에서 80% 수준의 최저가로 입찰해 가격점수에서 만점을 받았다.

삼성SDS가 최저가 입찰을 했다는 사실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업계에서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1위 사업자가 최저가 입찰을 진행하면 결국 SI업계 전반으로 저가 출혈 경쟁이 벌어지게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력업체와 함께 진행하는데, 결국 저가수주의 부담은 협력업체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은행 IT 외주용역은 청와대 청원이 두 번이나 올라올 만큼 업무강도가 높기로 악명높다. 휴가제한, 조기출근, 잦은 야근과 같은 관행이 지속돼오다가 청원 이후 개선됐다는 이야기는 관련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프로젝트인데, 비용마저 최저가로 입찰하면 업무 부담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I 업계 한 개발자는 “삼성SDS 인력 제안이 사실이라면, 처음엔 문제없이 진행되다가 점점 프로젝트 비용이 부족해지면서 한두명씩 개발자들을 빼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남은 사람들은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여의도 본사(출처=뉴스1)


공공 레퍼런스 확보 위한 전략…“크게 무리가지 않을 것”

삼성SDS가 무리하게 저가수주를 진행하는 이유가 대외사업 확대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SDS의 매출 비중은 삼성그룹의 시스템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을 확장하려면 결국 삼성그룹이 아닌 대외사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실제 홍원표 삼성SDS 대표도 지속적으로 대외사업 확대를 강조해왔으며, 취임 전 11% 수준이던 대외사업 매출 비중을 지난해 17%까지 늘렸다.

SI 업계 관계자는 “공공분야는 사실 돈을 보고 들어가는 사업이 아니다”면서 “레퍼런스를 최대한 빨리 확보하고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 측은 “최저가 수주 논란은 사실과 다르며, 구체적인 금액은 계약관계상 얘기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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