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내년 말까지 '위드 코로나'…본업 경쟁력 점검해 혁신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웨비나(Webinar)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서 당부 사항을 전하고 있다. 사진=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내년 말까지 코로나19가 지속되며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진단하고 본업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14일 화상으로 진행된 '2020년 하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애프터 코로나가 곧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코로나와 함께 하는 위드 코로나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9년 대비 70~80%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러한 '70% 경제'가 뉴 노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위드 코로나(WC:With Corona)'에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뉴 노멀이 된 '70% 경제'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해 왔던 업무 방식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특히 업무 효율을 높일 것을 신신당부했다.

그는 "업무상의 낭비를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CEO가 해야 하는 첫번째 일"이라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그간의 사업전략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국제무역, 세계화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생산 최적화를 위해 많은 생산시설이 해외로 나갔지만 지금은 신뢰성 있는 공급망(Supply Chain) 재구축이 힘을 받고 있고 투자도 리쇼어링하고 있다"며 "국제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시기인 만큼 해외사업을 진행할 때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아직 다양한 사업의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사 간 시너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또 "1~2년에 한번씩 방문해왔던 해외 자회사 업무 현황을 이제는 언제라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최근의 화상회의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최근 유통 매장 등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던 것에 대해서도 "직접 가서 보니 잘하는 것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보였다"며 "이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초 일본에서 귀국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뒤 매 주말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의 롯데 사업장들을 방문하고 있다.

신 회장은 "DT(Digital Transformation)를 이루고 새로운 사업이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왔던 사업의 경쟁력이 어떠한지 재확인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지 말고,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동빈 회장은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라는 19세기 영국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말을 인용하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면서도 최선을 기대한다면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롯데그룹 하반기 VCM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 방식인 '웨비나(Webinar: 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됐다. 롯데가 VCM을 웨비나 형식으로 진행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임원, 4개 BU장 및 임원, 계열사 대표이사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