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연금 성실납부자에 가점"…진화하는 신용평가 모델

주부·고령층 등 금융거래 취약층 '신 파일러' 금융거래 접근성 개선 기대
김이슬 기자



통신요금이나 국민연금 등을 성실하게 납부한 실적만으로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대안 신용평가 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대출 내역이 없어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신 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의 신용 재평가 작업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 파일러는 '서류가 얇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20대 청년층이나 60대 이상 고령층, 주부 등 금융거래 정보가 많지 않은 이들을 말한다. 통상 신용카드 이용 내역이나 대출 정보를 토대로 신용점수를 산정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돈을 빌리기가 여의치 않았던 이른바 금융 취약계층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신파일러가 1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신 파일러의 금융 접근성을 개선할 대안 신용평가 모델이 늘고 있는 추세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막강한 플랫폼을 가진 대형 IT업체들도 예대마진이 핵심인 은행업 대신 축적된 빅데이터를 토대로 신 파일러를 공략하고 있다.

이른바 '네이버통장'으로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금융회사의 대출심사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대안 신용평가 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확보한 개인과 소상공인의 판매현황과 품목, 반품률, 쇼핑 등급 등을 종합 분석해 대출심사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자주 이용하는 신 파일러 공략을 통해 충실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금융 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사회초년생, 소상공인, 전업주부 등 금융 소외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에서도 신 파일러를 대상으로 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통신사 데이터를 활용한 소액대출 상품이 대표적이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소득정보가 없거나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이들을 대상으로 최대 300만원 한도의 비상금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심사 과정에서 통신사가 제공하는 가입정보와 통신요금 납부 내역, 소액결제 내역 등을 활용한다.

정부도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같은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국민연금공단과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국민연금 납부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오는 10월부터 본격 활용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연금 성실납부자에게 신용평가 점수 가점을 부여하는 신용평가 모형이 적용할 예정으로 전체 국민연금 납부자 235명 가운데 최대 55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신 파일러에 속하는 34세 이하 청년층이 24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기존 신용점수에서 최대 41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이 늘어나면서 신 파일러들의 대출 시장으로 대거 진입할 기반이 마련되고 있지만 명과 암은 분명하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과도한 부채만 늘어날 수 있다는 부작용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소규모 금융사들이 비금융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활용되는 비금융 정보가 통신요금이나 공과금과 같이 필수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항목이 대부분이어서 신용이 부풀러질 수도 있다"며 "금융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기간 고도화된 평가 모형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