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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임재원 고피자 대표 "업무 효율 높여주는 AI기술 덕에 아기유니콘 선정됐죠"

AI 기술 통해 소비자 편의성과 고용 확장성 동시에
중기부 '아기 유니콘' 선정 이후 고객 마케팅 접점 늘려나갈 계획
이유민 기자

임재원 고피자 대표

지난달 말 중소벤처기업부는 '아기유니콘 2020 육성사업' 첫 선정기업 40개사를 발표했다.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선 사업인 만큼 스타트업·벤처업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전통 외식업체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곳이 있다. 바로 1인 화덕피자 업체 '고피자'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어떤 기업인가?
-학창 시절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었다. 그러다가 '피자도 맥도날드에서 팔리면 훨씬 많이 먹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나처럼 피자가 비싸고 크고 조리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못 먹는 사람들이 많겠다 싶어 시작한 사업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혼자 먹을 수 있는 피자'라는 개념으로 시작했다. 생산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원형이 아닌 타원형 형태로 피자를 구웠다. 그러다가 피자를 더 빠르게 만들기 위해 도입한 게 특수 도우와 자동 화덕(GOVEN)이다. 화덕 안에서 피자가 자동으로 돌아가 사람이 화덕 앞에 서서 피자를 굽던 시간에 다른 업무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업을 영위하면서 국내 매장이 늘어나고, 해외에 진출하다 보니 물리적으로 똑같이 관리하기가 어렵웠다. 어느 나라의 어느 지점이든 똑같은 퍼포먼스를 내고 싶어 AI 기술과 로봇 기술을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아이디어가 모여 외식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팀을 갖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기유니콘 선정 기업 중 전통 외식 분야로는 유일하다. 고피자의 어떤 점이 아기유니콘 선정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는지?
-전반적으로는 고피자가 목표하는 비전이나 지금 개발하고 있는 기술력, 해외 진출 등과 관련해 실현 가능성을 높게 쳐준 것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술력 부분의 평가가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를 들어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은 사람이 피자를 만들면 AI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다음 레시피를 가이드 해주는 거다. 소스의 양, 토핑의 양을 스캔해 몇 %의 정확도로 피자를 만드는지 수치화가 가능하다. 거의 개발이 완료돼 9월 중 매장에 상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피자가 개발하고 있는 5~6가지 AI 기술 중 하나다.

외식업은 오프라인에서 운영하는 공간과 그곳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 구성된다. 물리적 공간은 2~3주 정도의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공간 안에 사람을 고용해 매장을 안정화하려면 최소 3개월의 시간이 든다. 그마저도 3개월의 시간을 들여 교육한 인력이 그만두고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면 계속해서 교육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수익성이 악화되고, 확장성이 제한된다. 당장 통장에 100억이 있어도 인적 문제 때문에 직영점을 내지 못하는 것이 외식업이 특성이다.

고피자는 누구를 고용하던 첫날부터 똑같이 기술력을 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개발하고 있다. 그 기술력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매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싱가폴과 인도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주방의 스마트화는 편리성 이면에 인력의 최소 고용이라는 양면성을 띨 수밖에 없다.
-'인력의 최소화'는 시대적으로 봤을 때 무조건적인 흐름이다. 외식업과 일반 자영업자들이 인력을 많이 고용하며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다만, 고피자가 개발하는 기술은 사람을 완전히 없애는 기술이라기보다 한 사람을 고용하더라도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똑같은 퍼포먼스, 상향 평준화된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다.

이러한 방향성은 오히려 고용에 긍정적 역할을 줄 것이라 본다. 단순히 단기 알바를 고용하는 것을 일자리 창출로 보기에는 한계성이 있다. 오랫동안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기술이 진짜 '일자리 창출'이라는 생각이다. 고피자의 기술력이 개인 자영업자의 가게 운영에 도움이 되고 매장이 많아진다면 그것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본다.

△올 상반기 코로나19의 여파로 외식업계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고피자도 피해갈 수 없었을 것 같은데?
-고피자의 주문 80% 이상이 키오스크를 통해 발생한다. 애초에 소비자와 매장 내 작업자가 대면하는 상황이 별로 없는 구조다. 2, 3월에는 힘들었지만 4월부터는 완벽하게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 지금은 매주 최고 매출을 갱신하고 있으며, 지난주(7월 둘 째주)는 고피자 설립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장 속도가 빠르다.

△전국에 고피자 매장이 늘어나며 점주들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뜬금없이 전화가 와서 "본사가 노력하는 것이 보이고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 고피자와 일하고 싶은 확신이 생겼다"고 말해주신 점주분이 계셨다. 그게 2주 전이다. 매해 점주 간담회를 진행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가서 사과하기 바빴다. 점주 입장에서는 고객 대상의 마케팅을 많이 진행해야 하는데, 그동안 기술개발에 집중하며 마케팅에 신경을 쓰지 못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올 상반기가 지나면서부터는 작년, 재작년에 점주들과 약속했던 것을 하나씩 지켜나가고 있다. 자동 피자 화덕 고븐(GOVEN)에서 사용하는 초벌이 된 파베이크 도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준비하던 마케팅 캠페인도 런칭했다. 감사하게도 내부에 외식업 경력이 많은 좋은 인력이 들어왔다. 팀장들의 외식업 경력만 합쳐도 100년이 넘는다.

매주 본사에서 각 지점 점주를 대상으로 숙지해야 할 리스트를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점주들이 본사에서 하라는 거 하기에도 바쁘다고 하더라. 창업 초기에는 본사가 말 그대로 '깜깜이'였다면, 이제는 매주 본사에 숙제를 받고 해야 하는 것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레 스킨십이 늘어났다. 연초에는 코로나19 여파를 맞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하며 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착한 프랜차이즈'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기유니콘에 선정되며 최대 159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향후 운영 계획은?
-하반기 소비자 대상 마케팅 캠페인에 집중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피자 시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고피자의 인지도가 굉장히 낮았다. 반면, 소비자들이 피자 시장에서 가장 불편해하는 것은 첫 번째가 가격, 두 번째가 피자의 크기였다. 고피자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타겟하고 있음에도 인지도가 낮은 상황인 거다. 때문에 인지도를 올리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적극적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의 맘스터치 매장이 1,200개, 배스킨라빈스 매장이 1,300개 정도다. 고피자는 향후 5년 내 국내시장에서 완전한 성숙기에 접어들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완전한 성숙기라 함은 국내 매장 수 700~1,000개 사이를 의미한다.

또, 국내에서는 단일 브랜드로 1조 이상의 가치를 가진 외식업 브랜드가 없다. 미국에서는 맥도날드의 시가총액이 250조, 스타벅스 100조, 도미노피자 30조가 넘는다. 때문에 상징적으로는 미국 나스닥 상장이 목표다.


이유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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