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 타계…항년 80세
[사진=한미약품 고 임성기 회장] |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이 2일 새벽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0세.
고 임성기 회장은 1940년 3월 경기도 김포에서 출생했다. 중앙대 약대 졸업 뒤 1967년 서울 종로에 '임성기약국'을 열었다. 이후 1973년 한미약품을 창립해, 오늘날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키워냈다.
한미약품은 설립 후 1990년대까지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판매로 회사의 성장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고 임 회장은 회사의 살 길이 집중적인 R&D 전략에 있다고 판단했다. 단기적으론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 결과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개량신약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아모디핀 등을 출시했다. 2013년에는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로 국내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고 임 회장은 제약기업이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본연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믿고 매년 매출의 20% 가까이 R&D에 투자했다. 그 결과 한미약품을 국내 최고 신약 개발 제약사로 키워냈다.
그 결실은 국내 제약업계의 지도를 크게 바꿨다. 지난 2015년에는 조 단위 기술수출을 통해 신약을 끝까지 개발하지 않아도 계약금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수년 간 적자를 유지했음에도 한미약품은 기술수출을 통해 단숨에 업계 최상위 실적기업으로 뛰어올랐다.
그는 폐암 신약 올무티닙 개발이 좌초됐을 때 "신약 개발에는 어려움도 있고 위험성도 있지만, 나를 믿고 R&D에 더 매진해 달라"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확정되는대로 추후 알릴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 유족 측은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