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홈플러스 노조, '황금연휴' 앞두고 오는 14~16일 파업키로
홈플러스 노조, "사측 임금 협상에 미온적…파업 불가피"사측, "파업 이행되도 소비자 불편 없도록 노력할 것"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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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자료> |
점포 매각과 임금 협상을 두고 투쟁 중인 홈플러스 노조가 오는 17일 임시공휴일 특수를 앞두고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홈플러스 사측은 상황을 주시하며 영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전국 마트 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지난 달 말 임시 대의원회를 열고 오는 14~16일 전국 '경고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고 4일 밝혔다. '경고파업' 후에도 사측과 협상이 불발되면 추후 기한 없이 전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결의에 따라 점포별로 14~16일 사흘 중 이틀씩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파업과 별개로 점심시간, 저녁시간, 휴식시간 중 택해 매일 1회 이상 매장 행진 투쟁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의 부당노동행위가 있을 경우 채증, 녹음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주재현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단협(임금단체협약) 투쟁 행동지침'을 노조원들에게 배포했다.
파업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0~11일 지역별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앞서 파업 찬반 투표에서 79.8%의 찬성률로 파업을 이미 결정한 상태였다"며 "사측이 계속해서 협상에 미온적이어서 14~16일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사측은 긴장감 속에 상황을 주시하며 파업이 이행되더라도 고객들의 쇼핑에는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전체 직원 2만3000여명 가운데 노조원은 5000여명 정도로 20% 정도에 불과하다"며 "점포별 상황을 본 뒤 파업 참여 인원이 많은 점포에는 본사 직원을 파견해서라도 영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회사가 어려운 와중에 '황금연휴'를 앞두고 노조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안타깝다"며 "파업이 실제 이행될 지 미지수지만 일부 노조원들의 행동으로 다수의 비노조원들과 소비자들만 피해를 떠안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올해 5.9%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당초 18.5%의 인상을 요구해왔으나 유통 업황 악화 등으로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최근 복지 요구를 철회하고 임금 인상 요구 폭을 낮추는 등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회계상(2019년 3월~2020년 2월) 5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3002억원,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38.4%씩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안산과 대전탐방점 등 대형마트 점포 매각에 속도를 내며 자산유동화를 추진하는 한편 임원진 급여 자진 삭감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사실상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홈플러스 측은 "회사가 생존 위기에 놓인 절박한 상황인 만큼 노조 측도 갈등 유발을 멈추고 생존 경영을 위해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