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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 '노딜' 수순 밟나…'플랜B' 시동 건 채권단

현산의 '12주 재실사' 불응, "11일까지 인수 확답 안하면 계약해지 통지"
매각 무산시 재매각 추진, 새 인수자 찾기 '플랜B' 돌입
"항공산업 전망 어둡지 않아..아시아나 정상화 지원할 것"
김이슬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3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은행>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12주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채권단이 계약 무산을 대비한 '플랜B'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은 벌써부터 새 인수자 등장 여부에 쏠린다.

산은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산이 요구한 아시아나 재실사는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현산이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요구한 12주간의 재실사는 통상적인 M&A 절차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일 뿐더러 인수 의지도 엿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현산이 지속적인 대면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거래종결일인 지난달 24일 서면으로 재실사를 요청한 것은 진정성없이 거래종결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산과의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당장 법적으로 아시아나 매각 거래종결 시점인 오는 11일까지 현산이 금호와의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산이 증자나 계약금 추가납입을 하는 수준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M&A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산은이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시간을 끌어보려는 현산에 최후통첩을 하면서 더이상 미온적인 협상 태도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나아가 매각 무산에 따른 모든 법적 책임이 현산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아시아나 매각이 불발될 경우 쟁점이 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업이 납입한 계약금 2500억원에 대한 반환 여부를 둘러썬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대비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측은 하등 잘못한 게 없고 현산의 상당부분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계약 무산시 모든 법적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시장의 신뢰를 주장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드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 신뢰를 받지 못하면 여러 협의나 경제 활동에 있어 많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꼬집었다.

채권단은 현산과의 계약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매수자를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아나 경영정상화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시장여건이 허락되는대로 가능한 빨리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부행장은 "현산 외에 다른 대기업 그룹도 열어놓고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대형 사모펀드는 정부 측의 투자 적격성 여부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기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 매각 초창기 후보로 거론됐던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이 인수에 나설 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회장은 항공산업을 코로나19 위기라는 불확실성에 매몰되지 않고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먹구름이 걷히고 나면 항공산업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고 본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이라고 보고 현산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아시아나의 정상화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부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산은은 매각 무산시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시장안정을 도모하고 유동성 지원 및 영구채 주식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채권단이 현재 보유중인 8000억 규모의 아시아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율 36.99%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40조원 규모로 조성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는 기안기금 지원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추후 경영정상화를 돕기 위해 기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경영을 안정화 시킨 뒤 시장상황을 고려해 저비용항공사(LCC) 분리매각과 자회사 처리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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