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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한 달 67만 원 ASF 지원금마저 중단…"재입식해도 1년 이상 수입 '0'"

돼지 농가, 예방적 살처분 이후 10개월 간 수입 없어
월 67만 원 지원금마저 끊긴 상황
"시급한 돼지 재입식 절실"

머니투데이방송 유찬 기자curry30@mtn.co.kr2020/08/05 15:33

ASF 방역 작업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DB

지난해 9월 16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직후 정부는 즉각적인 돼지 살처분으로 대응했다. 11월 18일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경기 북부와 강원 등 248개 농가에서 살처분된 돼지만 38만여 마리에 이른다.

ASF가 사육 돼지 농장에서는 14곳에서만 발생했으며 이마저도 10월 9일 이후로는 신규 확진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생계 수단인 돼지들을 묻었던 농가들은 현재 아무런 수입이 없다.

돼지 재입식이 이뤄지지 않아 1년 가까이 신규 매출이 없는 상황도 벅찬데 최근에는 정부의 지원금마저 끊기면서 양돈 농가는 고사 직전에 몰렸다.

5일 양돈 업계 등에 따르면 살처분 시행 농가를 대상으로 지급해왔던 생계안정자금이 6개월 지원 기간이 끝나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을 개정하며 생계안정자금을 6개월 이상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추가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6개월 이상'이라는 지급 기간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한 탓에 현재는 중단된 상태로, 고시 개정을 거쳐 8월 중에는 다시 지급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계안정자금 액수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농식품부는 농가별 사육두수에 따라 생계안정자금을 차등 지급해왔다. 돼지 800두에서 1,200두를 키우는 농가를 가운데 두고, 정규분포 형태 다섯 구간으로 나눠 월 최대 337만 원에서 최소 67만 원을 책정했다.

양 끝단인 200두 미만이거나 1,800두 이상인 농가는 최소 금액인 월 67만 원을 받는다. 농식품부는 200두 미만 농가는 부업 개념의 전업농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1,800두 이상은 기업형 농가로 여력이 있다고 봤다. 코로나19로 어려운 타 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지급액 상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농장 규모가 클수록 고정비용 지출도 높아지는 만큼 이같은 기준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오명준 ASF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전국 평균 돼지 사육두수가 약 2,000두로 대다수 농가가 월 67만 원을 받고 있다"며 "규모가 큰 곳은 기존 일반자금 원리금 등 고정비용 지출이 월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농가생계안정자금 기준도 중요하지만, 농가 입장에서는 돼지 재입식이 더 시급한 선결 과제다. 일반 공산품과 다르게 매입에서 매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오명준 사무국장은 "지금 당장 돼지를 들이더라도 판매할 수 있을 때까지 키우려면 최소 14개월이 필요하다"며 "살처분 후 지금까지 10개월에 더해 최소 24개월은 수입이 '0'인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재입식도 공짜가 아니라 살처분 보상금을 거의 고스란히 써서 돼지를 새로 사야 하는 건데, 보상금을 그동안 생계와 고정비 지출에 쓴 농가가 많아 이전과 같은 규모로 다시 돼지를 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재입식에 대해서는 더 신중한 모습이다. 여름철은 봄 출산기 태어난 야생멧돼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고, 장마철 폭우로 접경지역 하천 등지에서 ASF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커지는 탓이다.

농식품부는 여름철이 지나고 야생멧돼지에서도 ASF 확산세가 잦아드는 것이 확산되면 중점방역관리지구를 지정할 수 있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화된 차단방역을 실천할 수 있는 중점방역관리지구가 지정되면 차량통제 등이 가능한 농가를 중심으로 재입식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현재 법제처 심사 등 필요한 절차가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ASF 피해 농가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코로나19로 많은 산업 분야가 휘청이고 어려움에 처했지만, ASF 피해 농가는 그보다 훨씬 긴 기간을 신규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로 버텨왔다.

오명준 사무국장은 "농장 운영을 잘못한 것도 아니고, 정부의 말만 믿고 유일한 생계 수단인 돼지 살처분에 동의한 농가들에게 생계안정자금 현실화든 재입식이든 응당한 대우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유찬기자

curry30@mtn.co.kr

산업2부 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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