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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퀴리 부인이 아닌 인간 ‘마리 퀴리’에 대한 이야기, 뮤지컬 ‘마리퀴리’

선소연 인턴기자



퀴리 부인으로 더 잘 알려진 과학자 마리 퀴리. 뮤지컬 ‘마리 퀴리’를 통해 들여다 본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의 삶은 용감했고, 처절하지만 빛났다.

여성과 이민자로 차별을 받는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인정받고자 하는 모습이 용감했고, 라듐의 유해성을 인지한 후 평생을 바쳐 해결방법을 찾으려 한 고뇌는 처절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삶은 빛났다.

흰머리에 쇠약해진 나이든 마리 퀴리의 모습으로 막을 여는 뮤지컬 ‘마리 퀴리’는 마리가 딸 이렌에게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시작된다. 라듐을 발견했지만 유익성과 유해성, 양면을 지닌 라듐을 더 나은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그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뮤지컬 '마리 퀴리'(연출 김태형, 제작 라이브㈜)는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일대기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뮤지컬이다. '방사능 연구의 어머니'로 통하는 마리 퀴리의 대표적 연구 업적인 '라듐'의 발견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중심 소재다. 좌절에 맞서는 인간의 숭고한 용기와 삶의 가치를 돌아본다.

마리 퀴리는 2018년 BBC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꼽힌 인물로, 새로운 방사성 원소인 폴로늄과 라듐의 발견으로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여성 최초로 수상한 입지전적인 과학자다.

그러나 우리가 그녀를 ‘마리 스클로도프스카’가 아닌 ‘퀴리 부인’으로 더 많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여성, 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 고난을 겪었다. 그러한 역경을 이겨낸 ‘마리 퀴리’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두려움에 맞서고 세상과 당당히 마주한 여성 과학자의 성장과 극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뮤지컬 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성’이 주가 되는 공연이지만 '마리 퀴리'가 더 높게 평가 받는 것은 이를 여성 서사 안의 이야기만 다루지 않는 점이다. 단순히 열악한 환경에서 여성이 성공을 하거나 성장하는 이야기가 아닌 사람 자체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그동안 여성 중심의 이야기를 여성의 성장 이야기 또는 여성의 성공담으로 치부하는 것도, 캐릭터와 작품의 한계를 미리 그어버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여성, 과학자, 친구, 아내 등 마리가 가진 어느 하나의 특징으로서의 서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마리를 보여준다.

'마리 퀴리'는 올해 상반기에 재연을 통해 코로나19 시국에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여러 환경적 악재 속에서도 평단,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얻어내며 공연계에서는 이례적으로 4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올해 초에는 300석 남짓 규모의 중소형 극장에서 공연했는데 여성 뮤지컬배우로는 드물게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옥주현의 가세로 이번에 700석 중대형 극장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으로 옮겼다.

이번 삼연은 견고해진 서사와 섬세한 연출은 물론 감각적인 의상과 무대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초연에 이어 뮤지컬 ‘마리 퀴리’의 의상디자인을 맡은 홍문기 디자이너는 ‘안느’의 의상에 진한 색감을 더해 ‘안느’라는 인물의 존재감을 집중시켰다. 더불어, 쇼적인 느낌을 강조하여 화이트와 라듐색으로 조합된 화려하면서도 통일성 있는 의상으로 ‘라듐 파라다이스’ 무대를 개성 있게 표현했다.

소규모 극장에서 대극장에서 옮겨온 이번 공연은 무대의 규모를 더해 정교해진 서사를 오롯이 담아낼 무대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김미경 무대 디자이너는 초연 무대 컨셉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극장에서 구현하지 못한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보강했다. 극 중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와 안느 코발스키가 처음 만나는 프랑스행 기차와 닥터 샤갈 마르탱의 은신처 등 상부 장치를 십분 활용하며 더욱 깊어진 서사와 사건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외에도 편곡에 신혁진, 음향 디자인에 권지휘, 조명디자인에 이주원, 소품디자인에 권민희 등 초연에서 환상적인 합을 보였던 팀들이 의기투합해 작품성을 더했다.

초연 당시 원소 주기율 표 라듐, 폴로늄의 원소 기호로 디자인해 과학에 대한 마리의 열정과 고뇌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조명은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또한 마리 퀴리의 실험도구를 비롯해 당대에 큰 인기를 구가했던 라듐 제품 등의 소품은 고증을 통해 디테일하게 재현해 더욱 완성도 높은 뮤지컬 ‘마리퀴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7월 30일에 막을 올린 뮤지컬 ‘마리 퀴리’는 오는 9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라이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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