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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치킨 값보다 싼 부산행 항공권…치킨게임 현실화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 국내선 출혈경쟁 …'눈물의 적자 운항'
치킨게임의 끝은 공멸…"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안 없어"
김주영 기자

<사진> 4일 김포공항의 모습(좌), 5일 김해~김포 노선 항공권 가격(우). 2인 기준 운임과 공항사용료를 합쳐 3만 3,600원이다. (사진:김주영 기자)


지난 주말 부산행 항공권을 예매하던 기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낮아진 운임에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김포~김해 항공권 운임이 1만 3,000원에 그친 것입니다. KTX 가격(서울~부산 5만 9,800원)의 4분의 1도 안되거니와 치킨 1마리 가격보다도 저렴한 수준입니다.

치킨 가격보다 낮은 항공권 운임, 원인은 '코로나19' 이후 벌어진 항공업계의 '치킨 게임(극단적인 가격 경쟁)'에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로 연결된 하늘길이 끊기자 항공사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제히 국내선 확장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수익성이 낮아 외면하던 양양 ㆍ여수 등 지방 노선까지 증편하는 등 전국 구석구석에 하늘길을 열었습니다.

그 결과 8월 국내 항공사 8곳(이스타항공 제외)의 국내선 여객 수는 547만 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 감소하는데 그쳤습니다. 국내선의 경우 코로나19 충격이 거의 없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국내선 활성화의 현실은 암울합니다. 여객 수가 늘어난 만큼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서입니다.

국내선은 가뜩이나 기본 운임이 낮은데, 출혈 경쟁 속에 제값을 못받아 실질적인 수익창출 효과가 없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를 1회 운항하는데 드는 비용은 인건비와 유류비, 조업사 비용 등을 포함해 약 1,000만 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항공권 운임을 평균 2만원으로 잡을 경우 200석 규모의 항공기를 꽉 채우더라도 매출이 400만 원에 그칩니다. 사실상 적자 운항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항공사들이 적자를 보면서까지 싼값에 항공권을 팔아 항공기를 띄우는 이유는 뭘까.

멈춰 있는 항공기에도 돈이 들어간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항공기에 대한 공항 주기료(주차료)를 면제해 줬지만 리스료와 인건비, 관리비 등 고정비가 계속 발생합니다.

특히 자동차를 오랫동안 운전하지 않고 보관만 하면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수백만 개 부품으로 구성된 항공기도 계속 돌려줘야 관리비가 덜 들어갑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이나마 현금 흐름을 높이기 위해 출혈경쟁을 하면서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수익에 도움이 안되는 것을 알지만 현재로서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브레이크 없는 치킨게임의 결말은 대부분 해피엔딩이 아니란 점입니다.

코로나19가 종결될 때까지 버티는 게 관건인데 항공사별 곳간은 이미 최악의 상황이어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조만간 만 원 이하 항공권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항공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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