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통합검색

MTN 사이트 메뉴

엠티엔더블유로 이동

[앞과뒤]네이버 출신 윤영찬의 실언...포털 뉴스 배열 AI 아닌 HI가 하나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 기자antilaw@mtn.co.kr2020/09/09 07:53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8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원내 교섭단체 대표 연설 관련 뉴스가 포털 다음의 메인뉴스에 배열된 사실을 보좌진으로부터 텔레그램으로 보고받고 "카카오 너무하네요 (항의를 해야 하니)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지시한 것이 알려졌습니다.

해당 대화내용은 국회 출입 사진 기자의 촬영으로 포착된 것인데, 바로 전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 관련 뉴스는 다음의 메인뉴스에 반영되지 않았는데, 왜 주호영 원내대표의 연설 관련 뉴스는 (연설 전문까지 담은 상태로) 메인에 편성됐는지를 따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이자 차기 대선 경쟁구도에서 가장 앞서가는 인물입니다. 세속적 관점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에 비해 무게감과 화제성에서 뒤질 것이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곤 해도, 집권 여당 의원이 뉴스 배열을 문제삼아 민간기업 관계자(그런 문제에 대응하는 전담 요원이라곤 해도)를 즉각 국회로 소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선뜻 동의하긴 어려운 일입니다.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들수도 있을거 같긴 한데, 전화로 항의하면 안되나? 코로나19 감염우려가 높은 이 상황에 굳이 사람을 국회로 불러야 하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다 이내 생각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다음 뉴스 배열 AI가 하고 있는거 아니었나?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윤영찬 의원은 네이버 대관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이입니다. 언론인으로 보여준 역량에 대한 평가가 높았고 네이버 재직 중에도 업무성과와 인품 면에서 두루 호평받았던 인물입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혜승 카카오 부사장과 함께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정혜승 부사장도 카카오 재직 중 대관업무를 총괄한 인사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한 후 윤영찬 전 부사장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정혜승 부사장은 뉴미디어 비서관으로 각각 재직했습니다. 직을 맡기 이전의 이력 탓에 "두 사람이 네이버·카카오와 권력간의 유착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공세를 보수야권으로 부터 받기도 했습니다.

박대출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청와대에서 왜 윤 의원을 국회로 보냈는지 알겠다" "왜 거대포털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는지 알 것 같다"며 질타를 쏟아냈습니다.

윤 의원은 "분명히 (공개된 일정을 통해 주호영 원내대표의 연설 이전에) 집권당 대표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었고 이를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뉴스밸류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을 만한 사안인데)이낙연 대표의 연설 관련 뉴스는 메인에 포함되지 않았고 주호영 원내대표의 연설만 메인뉴스로 분류됐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확인해야 했고 내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쟁으로 몰고 가지 마라"고 맞섰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윤 의원의 사보임을 요구하며 퇴장한 탓에 과방위가 파행으로 치달았는데, 이 광경을 보면서 윤 의원을 비롯한 과방위 위원들은 다음의 뉴스 배열에 사람이 (일부라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아닌 인간지능(Human Intelligence)이 뉴스 배열에 여전히 개입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지요.

카카오는 "윤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포털 다음의 뉴스 배열은 지난 2015년부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루빅스'가 전담하고 있고, 사람이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이낙연 대표의 국회 연설 관련 뉴스도 메인 카테고리에 노출됐었다"고 알려왔습니다.

"네이버에 몸담았고 해당 문제에 누구보다 정통할 윤 의원이 다음의 뉴스 배열을 AI가 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을 것 같다"고 되묻자 "네이버가 어떠한 방식으로 뉴스를 배열해왔는지는 우리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코멘트 하기가 어렵다"고 답해왔습니다.

네이버도 "네이버 모바일 화면에 노출되는 뉴스는 뉴스를 공급하는 매체가 전적으로 편집과 배열을 전담한다"며 "관련해서 함께 언급되며 오해받을 것 같아 우려스렵다"고 알려왔습니다.

네이버의 뉴스 배열도 인공지능 알고리즘 'AiRS'를 통해 인위적인 개입없이 이뤄지는 방식입니다.네이버는 공식다이어리 '네이버블로그'를 통해 "편집자 개입 없이 자동으로 뉴스 이용자들의 피드백 데이터를 수집해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용자의 기사 선호도와 기사 품질을 고려한 개인화된 추천 점수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사를 표출하고 있다"고 알린 바 있습니다.

포털 뉴스 편집과 배열의 공정성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첨예한 논란거리였습니다. 여야 거대정당 모두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편집 및 배열의 공정성과 형평성 여부를 두고 문제삼아왔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을 압박해서라도, 적어도 우리가 손해보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과거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네이버는 이제 평정됐다"고 발언해 논란을 샀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조선일보 출신인 진성호 의원은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뉴미디어팀장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네이버 임직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불리한 기사가 게재되지 않도록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NHN(네이버와 한게임의 분할 이전)은 "진 의원의 발언으로 원칙과 가치를 지켜온 네이버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며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습니다. 이례적인 강경대응이었는데, 법원이 중재결정을 내려 진 의원이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네이버가 이를 수용하는 선에서 매듭이 지어졌습니다.

여야 정당에서 미디어 분과를 담당하는 의원들이 공영방송 관련해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 일상인데, 포털 관련해서도 비슷한 공방이 펼쳐집니다. 뉴스와 댓글을 통해 여론이 유통되는 창구라는 점에서, 정권 혹은 정당의 향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뉴스에 정권이나 정당이 직접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관심이 댓글에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드루킹 게이트는 이 중요성을 인식한 이들의 '탈선'으로 인해 발생한 일들이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러한 리스크로 인해 받았던 압박이 컸고,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했던 것도 분명합니다. 해결책은 AI가 관련 영역을 전담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윤 의원의 발언과 이후 이어진 공방은 진성호 전 의원의 '실언'이 이뤄졌던 10여년 전과 비교해서 관련한 세간의 인식이 별반 바뀐게 없음을 보여줬습니다.

일각에선 "AI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개입할 여지가 있는)알고리즘" "현 정권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게 있나 보네" 등 시니컬한 반응도 나옵니다.

윤 의원이 정계 입문 이전 현업에 있을때는 뉴스 편집과 배열에 '사람의 정성'이 담겼던 시절이었고, 이후 관련 시스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음을 인지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고 '좋게' 봐줄 여지도 있는 사안입니다. '오해'에 따른 '실언'이었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언론장악 의도나 '갑질' 여부를 둔 논란을 완전히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AI도 사람이 만들고 운영하는 것' 이라는 전제로 한 발언이라면 문제는 또 다른 방향으로 심각해집니다. 포털 뉴스 카테고리의 공정한 운영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문제될 것 없다는 인식이기 때문입니다.

윤 의원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관련한 키워드가 포털 실검 순위 최상단을 장악했는데, 이는 윤 의원의 '실언'이 어떠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든 그 무게감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02)2077-6288


<저작권자 ⓒ "부자되는 좋은습관 대한민국 경제채널 머니투데이방송 MTN">

copyright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82, 5층 (여의도동)l대표이사ㆍ발행인 : 유승호l편집인 : 정미경l등록번호 : 서울 아01083
사업자등록번호 : 107-86-00057l등록일 : 2010-01-05l제호 : MTN(엠티엔)l발행일 : 2010-01-05l개인정보관리ㆍ청소년보호책임자 : 디지털기획부장
대표전화 : 웹 02-2077-6200, 전문가방송 1899-1087, TV방송관련 02) 2077-6221~3, 온라인광고 02) 2077-6376l팩스 : 02) 2077-6300~6301

머니투데이방송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