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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카카오게임즈에 적용된 주식가치 판단기준은 PER 아닌 PDR?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 기자antilaw@mtn.co.kr2020/09/15 03:01

카카오게임즈가 IPO(기업공개)를 단행한 후 '신드롬'에 가까운 열기를 보여주자 시중에선 "카카오게임즈 주식가치를 판단하는 잣대로 'PER' 대신 'PDR'이 쓰이는 것 같다"는 우스개 소리가 돌았습니다.


익히 알려진 것 처럼 PER은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을 의미합니다. 주식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눠 산출합니다. 이익을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주가가 합당한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는가를 살피는 기준입니다.

주당 순이익이 1000원인데 주가가 1만원이면 PER은 10배가 됩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이익을 기준으로 매매에 접근할 때 그 회사 이익창출 가능 규모에 10배 정도 프리미엄을 주고 주식을 산다는 개념입니다. PER이 높을수록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주식, 인기가 많은 주식, 회사의 이익창출 능력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 'PDR'은 'Price Dream Ratio'를 의미합니다. 주가수익비율과 사실상 같은 의미이고 산출 공식도 똑같은데, '수익'이 들어갈 자리에 '꿈'을 대입해 만든 신조어입니다.

그 회사에 폭발적인 관심이 주어지는데는 이유가 있고, 그로 인해 투자자들이 꾸는 '꿈(Dream)'과 열망을 그 자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그러했듯 앞으로 상장할 빅히트엔터나 크래프톤도 'PDR'을 적용받는 핫한 종목이라는 것이지요.

카카오게임즈가 연이틀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한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6조원에 육박해 있었습니다. 반기기준 영업이익 규모가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하거나 3배가량 많은 펄어비스, 컴투스, NHN, 웹젠 등 게임업계 '미들4'의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7조1184억원이었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반기기준 영업이익은 287억원. 지난 11일 종가기준으로도 카카오게임즈의 PER(혹은 PDR)은 400배를 넘어서는 상태였습니다.

초우량 기업 삼성전자의 PER은 18.90배입니다. 게임업종 평균 PER은 36.56배입니다. 신풍제약의 PER은 '무려' 4439.39배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이익창출 능력과 시장평가간의 괴리가 극심한 것은 분명한데, 신풍제약에 적용되고 있는 'PDR'을 감안하면 약과라는 생각이 들법도 했습니다.

14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장초반 강세를 보이다 직전거래일 대비 9% 하락한 주당 7만38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누군가는 장초반 고점인 8만8000원에 매수한 후 속을 태우고 있을테고, 적기에 매도해 수익을 남긴이는 환호했을 것입니다.

카카오게임즈 주식이 장내 시장에서 첫 거래됐던 10일과 11일, 14일 3일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은 총 149만5787주 매도로 집계됐습니다. 기관투자자들도 146만5356주를 팔았습니다. 개인투자자들만 3일간 총 442만5743주를 사들였습니다.

카카오게임즈에 첫 외부투자를 단행했던 재무적 투자자들의 매도물량, 카카오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매도물량이 3일간 시장에 출회됐고 청약에 실패한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며 연속상한가를 견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등은 지난 2015년 카카오게임즈의 전신 엔진에 각각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엔진의 기업가치를 980억원으로 산정하고 1라운드에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14일 장초반 강세를 보이던 시점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6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만약 이 시점에 이들이 주식을 매도했다면 투자시점 대비 지분가치가 62배 상승한 시점에 매도한 것입니다.

카카오게임즈를 이끄는 남궁훈 대표(사진 왼쪽)와 조계현 대표

카카오게임즈 임직원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 총물량은 482만주 가량입니다. 부여받은 시기와 행사기간은 각각 다르나, 상당수 임직원들이 상장일 기준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하는것이 가능한 시점이 됐습니다. 행사가격은 적게는 5095원, 많게는 1만7912원입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MMORPG 개발력과 게임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기업집단들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PC게임 시장은 슈팅, 스포츠 장르 등 이용자 실시간 대전을 기반으로 하는 외산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시장 볼륨이 적고, 자체 개발력 비중이 높지 않은 배급사업자들의 입지가 협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금력이 충만한 최상위 배급사는 M&A나 파격적인 딜을 통해 유력 게임을 확보하려 하고 성공한 개발사는 기틀을 다지면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배급사를 끼지 않고 직접 서비스를 하려 합니다.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피파온라인'을 품는 과정에서 보여준 공격성, '피파온라인'에 이어 '크로스파이어'까지 잃고 쇠락했던 네오위즈, 독자행보를 걷고 있는 스마일게이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수익을 남과 나누지 않고 온전히 가질 수 있는 자체 개발 성공작이 없는 배급사가 이익을 계속 창출하기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카카오게임즈를 이끄는 두 축인 남궁훈 대표와 조계현 대표는 이러한 환경에서 분투하며 만렙의 경험치를 쌓은 이들입니다.

남궁훈 대표는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 메이저 게임사들의 입점 기피, 구글의 견제로 위기를 맞았을때 카카오에 복귀해 구원투수로 역할을 다했습니다. 넷마블 등 기존 'for kakao' 히트작을 보유한 업체들을 다독여 기존 히트작의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이탈을 막았고, 카카오게임즈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게임사업을 재정비하는 등 역할을 잘 수행했습니다.

조계현 대표의 합류는 기존 한게임 사단과 네오위즈 사단이 합쳐지는 결과를 냈고, 카카오게임즈는 풍성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기 전에 크래프톤에 투자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히트작을 외부에서 발굴해 올 수 있었습니다.

IP 파워를 갖지 못한 배급사가 (성공확률이 크게 높지 못한) 배급사업을 영위하며 계속 이익을 내는노하우를 갖췄고, 이는 큰 강점입니다. 약점으로 꼽히는 자체 개발력은 엑스엘게임즈 인수와 외부 개발사 투자 등으로 메워가는 중입니다. 견실하고 강점이 있는, 좋은 회사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약점을 메우고 성장해 나가기 전에 IPO를 통해 자본시장에 데뷔했고, 이상열풍이 이 회사의 가치를 실제 체급보다 너무 급격하게 키워, 갭이 커진 것은 분명합니다.

이 회사의 가치에 '꿈'을 기반으로 'PDR'을 적용하는 이도 적지 않겠지만 회사 내부자나 초기 투자, 공모를 통해 주식을 선취한 이들이 일정 시점이 되면 '꿈' 대신 '현실'을 잣대로 PER을 적용하며 매도를 타진할 것 또한 분명합니다. 쉽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 회사의 주가 흐름은 합리적인 '균형점'으로 수렴되어갈 것이 유력합니다.

'깜짝스타'의 등장은 반가운 일입니다. 게임업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가 어떠한 행보를 이어갈지, 넷마블네오와 크래프톤 등 잠재적인 IPO 후보자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자본시장에 입성하게 될지 흥미롭게 지켜볼만 합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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