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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광대 선글라스에 반짝이 벙거지 쓴 은행장의 '파격 퍼포먼스'

조정현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가운데)

격려사나 몇마디 하고 자리를 뜰 줄 알았던 행장이 광대 선글라스를 쓰고 폼을 잡았다.

반짝이 벙거지까지 더해 한바탕 막춤까지 선보이니 현장의 '에너지 레벨'이 극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어느 주말에 신한은행 용인 기흥 연수원에서 열린 한 내부 행사에서 연출된 장면이다.

주말이란 이유로 운전기사, 비서 없이 청바지와 티셔츠, 운동화 차림으로 행사장을 방문한 진옥동 행장이 과·차장급 젊은 행원들의 환대에 부응한 방식이다.

사전에 계획된 쇼는 아니었던 것 같다.

직원들 간 행사 진행용으로 마련된 소품을 활용해 즉석에서 선보였다는 후문이다.

당시 신한은행 내에서는 이 일이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보수적이기만 했던 은행권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 모두가 탈권위를 내세우지만 정작 직원들이 체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자에게 해당 사진을 건네준 신한은행의 한 차장급 직원은 "일체 의전 없이 방문한 행장이 직접 몸으로 소통에 나서니 현장의 직원들이 '컬쳐쇼크'를 받았다"고 말했다.

탈권위 리더십은 진옥동 행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하던 바다.

진 행장은 해외 출장길에 수행비서를 동행시키지 않고 의전을 최소한다.

호텔 스위트룸을 이용하는 이전 행장들과는 달리 스탠다드룸을 고집하고 해외법인 직원들이 행장 방문 시간에 맞춰 줄지어 도열해 인사하고 선물을 건네는 관례에도 손사래를 친다.

올초 신한은행 본점 엘리베이터 공사로 직원들이 이용할 엘리베이터가 축소되자 "행장까지 부대끼면 직원들이 불편해한다"며 6층 행장실을 계단으로 오르내렸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진 행장이 일본에 머문 18년 동안 재일교포 주주와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의전으로 갖은 고생을 했다"며 "진 행장의 탈권위·소통이 말로만 그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소통의 리더십이 행내 문화 쇄신에 그치지 않고 일선 영업에도 반영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고객 경험을 영업점·직원 평가의 핵심으로 삼기 위해 수익·성과 중심의 평가지표를 뜯어고쳤다.

새로운 평가지표를 안착시키기 위해 올해 순이익 목표를 전년대비 10% 낮추기도 했다.

KB금융과의 '리딩뱅크' 격전이 한창인 와중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영업 현장의 고객 만족도를 카카오톡 설문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굿서비스'는 고객이나 직원들 모두에게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조직문화, 영업문화가 상당 부분 쇄신됐다"며 "고객과 직원 모두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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