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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파격 할인'에도 인천공항 외면하는 면세업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사상 초유의 유찰 사태
최보윤 기자

<사진=뉴스1 자료>

세계 1위 매출고를 자랑하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맥을 못 추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며 면세기업들의 출혈경쟁이 벌어지던 곳인데, 이제는 임대료 파격 할인을 내걸어도 기업들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어제(22일) 오후 4시 마감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4기 신규 사업자 선정이 경쟁 미성립으로 유찰됐다.

올 초 한 차례 유찰돼 계약 조건이 완화됐음에도 또 다시 경쟁이 성립되지 않은 것이다.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출혈경쟁을 벌이던 때와는 완전히 대조적인 분위기다.

이번 입찰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대기업 사업권 4곳(DF2·DF3·DF4·DF6)과 중견·중소기업 사업권 2곳(DF8·DF9) 등 모두 6개 구역이 대상이었다. 지난 1월(공고 기준) 입찰을 진행했으나 경쟁이 성립되지 않거나 참여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입찰을 포기한 곳들이다.

이번 재입찰에는 대기업 중에는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참여했으나 신라와 현대백화점이 빠지면서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중소기업도 한 곳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차 입찰 때와 달리 이번 재입찰은 임대료 할인 등 기업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바뀌었음에도 예상과 달리 주요 기업들이 입찰을 포기했다.

앞서 공항공사 측은 재입찰을 앞두고 계약 조건을 크게 완화한 바 있다. 우선 1차 입찰 때와 달리 최저 입찰 가격을 30% 낮췄다. 또 월 임대료도 여객 수요가 회복될 때 까지 고정 금액이 아닌 매출 연동 방식으로 받기로 했다.

이번에 사업권을 따내면 내년 1월부터 최장 10년간 전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음에도 기업들의 외면이 이어지면서 공항공사 측도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다.

신라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어 심사숙고 끝에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측 역시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을 오픈했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도 진출해 면세사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따라 당분간 신규 점포들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향후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입찰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입은 경영 타격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 4월 1조원 밑으로 떨어진 후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보다 반토막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중국 정부의 자국 면세점 지원으로 일명 '따이공', 중국 보따리상들의 매출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면세점그룹 CDFG는 28억5,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스위스 듀프리와 한국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을 제치고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전세계 매출고 1위 자리인만큼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면세업계가 적자를 감수하고도 들어가던 곳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더 이상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라며 "면세 기업 뿐만 아니라 전세계 매출고 1위였던 인천공항 면세점 자리도 모두 글로벌 명성을 잃을 위기인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세계적으로 잘 나가던 우리 면세기업들의 위축으로 세계 매출고 1위 터였던 인천공항이 사상 초유의 '공실' 사태를 우려하는 처지가 됐다. 단기간 내 코로나19 종식이 불확실한 만큼 면세업황 회복 시점을 앞당길 묘안을 함께 고민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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