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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7% 고금리 논란에 기안기금 대출금리 인하 '만지작'

아시아나항공 기금 대출금리 '시장금리+0.01%p'
금리 산정체계 개선, 회사채 등급 적용 배제 검토
김이슬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가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연 7%에 달하는 대출금리를 책정, 고금리 장사란 지적을 받자 금리 인하 방안을 살피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BBB'부터 적용금리가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금리 산정시 현재 회사채 등급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거나 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회는 대출금리를 낮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안기금의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돕는다는 기금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비판을 일부 수용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기안기금의 고금리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연 1~1.5%대 금리로 조달해 연 7%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되겠느냐"며 "기안기금은 이득이 목표가 아니라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만큼 금리를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정책적 필요가 있다면 기금 운용심의회에 의견을 전달하고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기안기금은 첫 번째 지원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위해 지난 21일 첫 기금채를 발행했다. 발행규모는 2400억원으로 발행금리는 1.08%로 결정됐다. 기금은 기금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최종 지원할 때 시중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한다. 기금은 0.01%p의 추가금리를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2조4000억원을 지원받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신용등급 BBB-를 적용받아 연 7% 후반 수준으로 책정됐다.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만 1800억원 수준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기금 대출금리가 과도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장 유동성 고갈로 기금을 지원받은 항공사들이 높은 이자에 경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는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이 기금 지원 신청을 검토 중이다. 내년 부족자금을 감안해 제주항공은 2000억원 안팎, 대한항공은 1조원 수준의 자금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도 지원요건을 충족하지만 산은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재매각 이슈가 걸려있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적용했을 때 대출금리는 연 6% 수준으로 연간 이자로 130억~14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회사채 등급이 BBB+인 대한항공은 연 5%를 적용, 연간 55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과 기금 운용심의회 측은 원칙적으로 기안기금 금리를 평균 시장금리 수준보다 낮게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낮을 경우 기업들이 과잉 신청을 유발해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특혜지원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보조금 이슈를 제기할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도 0.01%포인트 금리만 더했을 뿐 시장금리 수준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시장과 비교해서도 기금의 금리가 지나치게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기금 운용을 맡은 기안기금 심의회 내부에서는 코로나19 피해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 대출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기금 금리를 낮추기 위해 회사채 신용등급을 달리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통상 BBB등급부터 유통금리가 치솟는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3년 만기 기준 AAA 유통금리는 1.2%, AA- 1.5%, A- 2.57%이고 BBB+부터 연 5% 초반으로 급격히 치솟아 BB는 연 6% 초반,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BBB-는 연 7.5%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금리 수준이 하향 조정되면 이미 발행금리가 결정된 아시아나항공도 이자비용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 관계자는 "지원 기업 입장에서 보면 현재 기금의 대출금리가 과하다는데 공감한다"며 "금리 체계 개선을 협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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