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조합 "일방적인 골판지 가격 인상 철회해야"
-수직계열화한 골판지 대기업과 불공정 경쟁 구도에 놓여신아름 기자
골판지 박스(상자)업계가 골판지 제지(원지)업체들에 가격 인상 조치를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은 25일 골판지 박스 원재료인 골판지 제지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상경제시국에 일방적이고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박스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빠져있다"며 "골판지 수직계열화 최상위 업계인 제지업체에서 적자보전을 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상생과 협력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하위 연관 업계의 파멸을 부르는 행위"라고 밝혔다.
골판지 시장은 골판지 제지-골판지 원단-골판지 박스로 구성된다. 골판지 대기업은 제지, 원단, 박스를 모두 제조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제지 시장의 90%, 원단 시장의 70%, 박스 시장의 50% 가량을 점유한다.
박스조합은 공산품 및 중소기업 제품 포장용 박스를 주로 생산하는 영세 박스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택배박스 시장의 수혜를 전혀 받지 못했으며, 대양제지 화재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통보된 25% 수준의 제지 가격 인상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또 제지 가격 인상으로 골판지 원단 가격 역시 연쇄적으로 인상될 경우, 업계 최하위에 있는 박스 업계는 최종적으로 50% 수준의 가격 인상분을 떠안게 돼 전국 전국의 2,000여 영세 박스업체의 연쇄 도산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박스조합은 "골판지 대기업이 제지 가격만 인상한 뒤 계열사인 원단 업체와 박스 업체를 통해 박스를 제조해 거래처에 납품할 때 최종 박스 가격은 인상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영세 박스업체들과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한 영세 박스업계는 고통의 굴레에서 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도 개선을 통해 수직계열화의 독과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일방적인 가격 인상을 즉각 철회하고 지난 2017년 '박스 제값 받기' 운동에서 제지 대기업이 약속한 박스 가격 정상화 역시 지켜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