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급등 엄포에 강남 아파트 매물 속속…"하지만 거래실종에 단기효과에 그칠것"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 발표 이후 강남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조금씩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2030년까지 10년간, 단독주택을 2035년까지 15년간 꾸준히 공시가격을 올려 현실화율을 9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아파트는 연 3~4% 정도 공시가격이 올라 다주택자와 고액주택 소유자의 경우 재산세 폭등이 전망되고 있는 상황.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금폭탄을 우려한 서울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 조금씩 나오고 있다.

정부가 몇년간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추진해 집주인들이 공시가격 상향을 이미 예상하긴 했지만 공시가격 인상 속도가 너무 가팔라 매물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시세 9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매물 증가 현상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정보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공시가율 인상을 발표한 지난 3일과 비교해 10일만에 서초구 아파트 매물은 4073건에서 4323건으로 6.1% 늘었으며, 강남구 역시 2.5% 늘었다. 매물이 전반적으로 늘면서 급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재산세 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개 이상의 조세·복지 등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공시지가가 대폭 인상되면서 세금폭탄이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 보유세는 올해 907만원에서 2025년엔 4754만원으로 5배 정도 급증할 전망이다.

시장에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여전히 뜸하다. 매수자와 매도자간 힘겨루기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의 매물이 속속 늘고 있고 있진 하지만 대거 쏟아지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보유세 만큼이나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7.10 부동산 대책으로 양도세율은 내년 6월부터 기본세율에 30%포인트가 추가되고, 2채 보유시 20%포인트 추가된다.

즉, 집을 팔면 최고 75%까지 양도세를 내야하니 차라리 종부세를 더 내고 버티다가 자녀에게 증여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공시가 현실화에 따른 종부세 증가로 매물이 늘긴 하겠지만,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거래세인 양도소득세율 인상으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은 단기간에 그칠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