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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비난여론 들끓는 호텔 전셋집…왜 비난받는지 모르는 정부

정부, 호텔 등 숙박시설 개조해 서울에 5,400가구 전세형주택 공급
'유럽형 전셋집' VS '21세기형 호텔쪽방' 갑론을박…숫자놀음에 분노하는 국민들
강은혜 기자

베니키아 호텔 외관 투시도(제공=서울시)

도심 속 쾌적한 '유럽형 전셋집'이냐 아니면 '21세기형 호텔쪽방'인가.

24번째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후 호텔을 리모델링한 전셋집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온오프라인이 시끄럽습니다.

정부가 호텔 등 숙발시설을 주택으로 개조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전세난을 잡으려 비주거 건물인 호텔을 동원했기 때문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호텔 전세는 그럴듯해 보입니다.

보통 호텔은 교통이 좋은 도심 요지에 있고, 쾌적하고 안전성까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전세 물량 공급은 유럽 등지에서 굉장히 호응도가 높다"며 "질 좋은 청년주택으로 변신하는 것을 확인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이 말하는 질 좋은 호텔 청년주택.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이미 서울시가 지난해 5월 종로구 숭인동의 베니키아 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 동묘역 인근인데다 호텔을 개조한 첫 임대주택이라 입주전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 정작 입주가 시작되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주거형이라기엔 조리시설이 부족해 호텔객실과 큰 차이가 없었고, 식사와 청소비 등 30만원 가량의 추가 서비스 부담금까지 부과해 입주를 포기하는 당첨자가 속출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운영업체와 협의 후 추가 부담금을 없애는 등 해결해 나서며 일단락되긴 했지만, 시끄러운 선례가 생겨서 인지 베니키아호텔 이후 지금까지 사업을 신청한 곳이 한 곳도 없습니다.

또 호텔 특성상 환기 시설이 취약하거나, 유흥업소 등 주변환경이 열악한 곳도 있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주거용으로 개조한다고 해도 수요자들이 만족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비용도 문제입니다.

교통을 포함해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진 모든 조건을 충족한 호텔을 매입하기 위해선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익감소로 매물을 내놔야하는 호텔 사업주들은 비싼 값에 팔려고 할테고, 건물을 매입해야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예산이 한정돼 있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호텔 전세 실효성 논란이 시끄러운데, 여론이 분노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정부가 당장의 전세대란을 잠재우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어떤식으로든 공급량, 숫자 늘리기에만 집착한 궁여지책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3인 이상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세대, 오피스텔을 비롯해 얼마나 급했으면 호텔까지 포함시켰냐는 겁니다.

서울에 공급되는 비주택 5,400가구 중 2~3%밖에 안되는 호텔전세로 쏠린 과도한 관심에 "아주 작은 부분인데"라며 당혹스러움을 내비쳤던 김 장관.

최악의 전세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로 만들어진 '아주 작은 부분'의 정책에도 분노가 터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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