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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한은, 감독권 뺏긴 트라우마?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화들짝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2020/11/21 08:00



한국은행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지급결제 고유권한'을 건드리지 말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금융위가 추진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그동안 한은이 관할하던 금융결제원에 대한 고유 업무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98년 금융위 출범 이후 은행감독기능을 잃었던 한은은 또 한번의 감독권 박탈 가능성으로 뼈아픈 트라우마가 발동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개정안에는 전자지급거래 청산업을 신설하고 금융위가 청산업체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와 검사권 등을 갖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이용자의 자금을 보호하고 규모에 걸맞는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청산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하는 대표 기관은 금결원으로 법 개정시 금결원에 대한 금융위의 역할은 대폭 강화된다. 사실상 금결원을 중앙은행 산하 기관으로 여기던 한은이 발끈한 이유다.

금결원 관리 규정을 담은 지급결제제도는 한은법 28조에 따라 금통위가 운영하고 있다. 한은은 이를 근거로 "금융위가 한은의 고유권한을 침해할 뿐 아니라 중복규제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격앙된 한은을 두고 "함께 협의하겠다"며 한발 물러나있던 금융위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금결원에 대한 한은의 지위가 생각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급결제업무를 담은 한은법 제81조 1항과 2항을 토대로 한은의 권한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81조 1항은 '한국은행은 한은이 운영하는 지급결제제도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한은이 직접 운영하는 은행간 거액결제시스템 'BOK와이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2항은 '한은 외의 자가 운영하는 지급결제제도에 대해 필요시 해당 운영기관 또는 감독기관에 운영기준 개선을 요청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소액결제시스템을 운영하는 금결원이 대상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운영기준 요구권을 갖고 금결원을 간접적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해온 셈이다. 그래서 한은이 금결원에 일종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은 절반만 맞는다.

금결원은 1986년 재무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지급결제 전문기관으로 시중은행 9곳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등 총 10개 회원으로 이뤄진 비영리사단법인이다. 객관적으로 한은의 지위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사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고, 주식회사로 치면 경영권을 10분의 1로 행사하고 있는 정도라는 게 금융위의 시각이다. 재무부를 승계한 금융위로선 빅테크 활성화 기류에 맞춰 주무관청으로서 금결원 감독권을 갖고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디지털금융 관리방안의 후속 대책이지만 표면적으로 금융위가 한은의 밥그릇을 빼앗는 격이라 영역 다툼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줄곧 한은 인사로 채워졌던 금결원장 자리를 지난해 처음 금융위 출신이 차지하면서 양측 신경전의 막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이 금융위가 전자금융 활성화를 빌미로 금결원을 장악하려 한다고 핏대를 세우는 이유다.

특히나 한은은 1998년 금융위 출범 후 본래 한은 안에 있던 은행감독원이 금감원으로 흡수되면서 감독권을 빼앗긴 기억이 있다. 2011년 김중수 총재 시절에는 좀처럼 정부나 외부 기관과 각을 세우지 않던 한은이 단독 감독권을 쟁취하려고 금융당국과 충돌할 만큼 공격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이번에도 한은은 한은법 개정으로 운영기관인 금결원에 대한 검사 권한을 명문화하는 식으로 응수할 태세다. 고유업무를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이지만 독립성을 인정받는 중앙은행이 직접 감독업무를 행사하는 게 바람직한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타 기관에 공권력을 행사하면 그에 따른 책임질 수 있게 내부 감사나 국회 견제 등 외부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한은이 독립성을 일부 포기해가며 감독을 행사하는 게 맞는지 국민적 합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급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의 위상이 커지면서 법 테두리가 전보다 견고해져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소비자보호에 흠결을 내지 않기 위해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당국간 관할 싸움으로 불똥이 튀어 안타깝지만 제대로 봉합하는 일도 그들의 몫이다. 걱정스러운 건 자칫 양측의 힘겨루기가 산업 활성화 지연이나 소비자 권익 저해란 역풍으로 돌아올까 하는 점이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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