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여론전 나선 산은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목적 아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운명을 결정할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산업은행이 여론전에 돌입했다. 산은이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 오르는 방식의 이번 거래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돕기 위한 목적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산은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진칼에 대한 보통주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는 현 계열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가 아님을 재차 강조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 중이다. 산은은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의 보통주를 사들이는 거래 구조를 제시했는데, 이를 두고 산은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올라 현 경영진 조 회장에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특혜 논란으로 번졌다.

특히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강성부 펀드(KCGI)를 중심으로 한 3자연합은 이런 방식의 거래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20일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통합의 첫 단계인 한진칼의 산은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한 목적이다.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산은도 '항공업 생존'이란 명분 강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을 대상으로 한 증자는 전체 항공업 살리기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었다는 취지다. 산은은 이날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은은 "이번 거래는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뿐 아니라 양사 산하 저가항공사(LCC)와 지상조업사 등 관련 자회사들의 기능 재편까지도 포함되어 있다"며 "한진칼은 지주회사로서 전체적인 통합과 기능 재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은이 한진칼에 직접 주주로 참여해 구조 개편 작업의 성공적 이행과 건전 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산은이 컨트롤타워인 한진칼에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한항공에 투자하는 방식만으로는 전체적인 개편 작업의 이행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대해선 강경 대응도 예고 했다. 산은은 "국책금융기관으로서 국가기간산업의 근본적인 개편 작업이 갖는 의의와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며 "그 어떤 근거없는 의혹제기와 비난에 대해 의연하고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